최근 증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증권사 인수합병(M&A)설이 나오면서 증권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증권업종지수는 이 달 6일 이후 21일까지 16.86%가 올라 전체 업종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21일엔 증권주들이 6.76%나 급등하며 업종 지수 중 가장 많이 올랐다. 종목별로도 동양종금, 서울, 세종, SK증권 등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이 5% 이상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처럼 증권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건 ‘값이 싸다’는 이유와 상승장 도래에 대한 기대감, 합병 등 업계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메리츠증권 심규선 연구원은 “증권주 강세의 첫째 원인은 낙폭이 컸다는 점”이라며 “증시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증권주에 선반영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증권주의 주도주 부각 가능성이나 주가 강세의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실적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 동원증권 권기정 연구원은 “7월 증권사 이익이 6월보다 떨어지는 등 펀더멘텔의 개선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오름세도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증권주는 제한적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임병전 연구원도 “주요 6개 증권사의 올 1분기(4~6월)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8%나 감소하는 등 증권사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주들이 지수 상승 초기에는 눈에 띄게 오르지만 최근 취약한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수개월에 걸친 지속적인 강세는 어렵다는 의미. 실제 22일엔 전날의 급등세와 달리 대부분 증권주가 하락하며 증권업종지수가 0.88% 하락한 1,480.09를 기록했다.
삼성증권 백 운 금융담당 팀장은 “업계 내 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가장 큰 수익 원천인 수수료 수입도 감소하는 등 증권업종이 장기불황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며 “증권주 투자는 향후 차별화가 가능한 회사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