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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제 침체 장기화…짐싸는 회사 속출 / 외국기업 "굿바이,日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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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제 침체 장기화…짐싸는 회사 속출 / 외국기업 "굿바이,日증시"

입력
2002.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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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으로 인한 일본 증시의 침체로 상장을 폐지하고 일본을 떠나는 외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나스닥도 얼마전 일본 철수를 발표한 바 있어 이같은 ‘사요나라, 일본’ 현상은 세계적 경제ㆍ금융 중심지로서의 일본의 위상을 더욱 떨어뜨리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쿄 증시 상장 폐지 외국 기업들

스위스의 금융지주회사인 크레디 스위스 그룹은 21일 도쿄(東京)증권거래소 외국부에 상장 폐지를 신청했다. 1988년 2월 도쿄증시에 처음 상장했을 때 크레디 스위스의 연간 거래량은 9만 7,119주였으나 거품경제 붕괴 후 해마다 줄어들어 지난해는 6,900주에 불과했다. 지난해 그나마 거래가 이루어진 날은 53일뿐이었다.

이같은 거래량은 스위스나 프랑크푸르트 증시와 비교할 때 수십분의 1 수준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올들어 이미 독일의 드레스너 방크와 스웨덴의 볼보가 도쿄 증시를 떠났고 미국의 필립 모리스도 9월에 상장을 폐지할 예정이다.

1991년 12월 127개사에 이르던 도쿄증시 외국부의 상장 외국기업수는 이로써 4분의 1인 34개사로 줄어들고 말았다.

자본거래의 국제화를 위해 1973년 12월 개설된 도쿄 증시 외국부는 최고 호황이던 1987년에는 한해에 36개사가 신규상장을 하고 1일 평균 거래량 275만주, 거래액 126억엔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7월까지 1일 평균 거래량 5만주, 거래액 1억 7,200만엔으로 거의 파리를 날리는 형편이다.

도쿄 증시 상장을 유지하려면 연간 수수료 약 80만엔에다 일본어 유가증권보고서 작성비용 등 대개 연간 2,000만엔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같은 비용에 비해 거래가 미미해 외국 기업들의 상장 폐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도 철수해

미국 나스닥은 20일 소프트뱅크, 오사카(大阪)증권거래소와 손잡고 운영하던 나스닥 재팬에서 철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2000년 6월 19일 일본의 벤처투자 붐을 기대하며 거래를 시작한 나스닥 재팬은 이로써 불과 2년 만에 사실상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나스닥 재팬은 ‘재팬 뉴마켓’으로 이름을 바꾸고 주식거래는 계속하지만 스타벅스, e트레이드, 모닝스타 등 미국계 다국적 기업의 일본 현지법인들이 중심인 98개 상장사가 얼마나 계속 상장을 유지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상장기업들이 대부분 나스닥의 상징성을 보고 참여했기 때문이다. 나스닥 재팬은 상장기업수가 당초 목표의 3분의 1에 그치고 1일 거래량이 2000년 개장 때에 비해 75%나 줄어드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해 누적 적자가 52억엔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스닥의 일본 철수는 미국 나스닥 본사의 경영악화와 일본 증시 침체가 주 원인이지만 일본 당국의 과도한 규제도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상법이 기업의 주식발행 규모를 비유동성 자산 규모에 비례하도록 규제하고 있어 나스닥 재팬 상장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비스기업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거래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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