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21일 오전 여의도 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당무회의에 참석했다가 휴식을 위해 옆 사무실로 나왔다가 기자들을 만났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신당 창당 전망 등 정국 현안과 관련된 대화를 30여분간 나눴다.이 과정에서 화제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인사로 모아졌고, 기자들이 서울지검 박영관 특수1부장의 인사 가능성을 묻자 이 의원은 "현재 수사 중인데 교체할 수 있겠느냐"면서 문제의 발언을 꺼냈다.
이 의원은 특히 김길부 전 병무청장이 검찰 조사에서 "다른 사건(인사 관련 수뢰)을 무마해달라"며 이 후보 아들들의 병역 비리를 진술, 검찰과 거래를 시도했다는 뒷얘기까지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본지 기자와 동아일보ㆍ경향신문 기자 등 3명이 있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기자들이 "박 부장검사로부터 직접 들은 것이냐"며 전화로 확인을 요청하자, 이 의원은 "간접적으로 들은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로부터 들었다는 것인가"는 질문에는 "누구라고 확인해줄 수 없다"고 입을 닫았다. 발언 파문이 커지자 이 의원은 오후 6시25분께 당사를 찾아와 장황하게 해명했다.
_박영관 부장검사가 국회에서 문제를 제기해달고 요청했다는데 사실인가.
"그런 말 한 적 없다. 올 3월 대정부질문 준비 과정에서 자료 수집차 만난 7, 8명 중 한 명이 검찰 수사 내용을 얘기하며 그런 요청을 한 것이다."
_박영관 부장 얘기는 왜 나왔나.
"나에게 얘기한 사람은 특수부라고만 했다. 나중에 신문을 보니까 특수부장이 박영관이라는 것을 알고 박 부장이 (수사결심을) 했다고 얘기한 것이다."
_그렇다면 제보자는 누구인가.
"내가 잘 아는 사람이다. 검찰이나 군 관계자는 아니다. 누구라고 얘기하면 일이 자꾸 복잡해진다. 밝혀도 사태에 도움이 안 된다."
_그런데 어떻게 수사상황을 알 수 있는가.
"자기도 어디서 들었겠지. 그사람 말을 100% 신뢰할 수 없어 확인해본 것 아닌가. 정보로서의 가치를 신뢰할 수 없어 대정부질문도 안했다."
_김대업씨는 아닌가.
"아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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