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광이어서 해외리그까지 축구중계를 꼼꼼히 챙겨보고 월드컵대회동안에는 YTN에서 축구해설까지 했고, ‘VJ특공대’ ‘어른들은 몰라요’(KBS)와 같은 다큐를 즐겨본다는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이동연(38)사무차장. “방송은 대중적인 매체다.많은 사람들이 방송프로그램에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방송이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방송의 변혁을 꿈꾸는 시청자로서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어떻게 시청자운동에 참가했고, 어떤 일을 할 계획인가
“2001년 2월 가요순위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며 시청자운동에 뛰어들었다. 대중음악산업에 대한 논의를 하던 중 가요순위프로그램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대중문화산업구조에서 방송사의 권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판단이었다. 방송사와 소수 독점적 연예기획사의 공생관계가 해체되야 방송문화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고, 때문에 연예오락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1인 시위 등 행동으로 하는 시청자운동이 효과적인가.
“기존 시청자단체들은 대개 활동의 결과물로 모니터링 보고서를 내놓는다. 하지만 모니터보고서에 방송사가 위협을 느끼는 것 같지 않다. 방송사가 움직이도록 만들려면 다른 방식으로 시청자의 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시위와 같은 거리집회, 게시판 글 올리기나 온라인 서명과 같은 활동 등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모니터링은 기초자료일 뿐이다.”
연예 오락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높은 장르다. 대중의 기호를 무시한, 엘리트주의적인 시각은 아닌가.
“딜레마다. 최근에는 ‘시청자의 볼 권리’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졌다. ‘서세원쇼’ 폐지운동을 벌이는 동안 반대의견도 많이 접했다. ‘볼 권리를 빼앗는다’ ‘시청자가 보지않으면 시청률이 떨어질텐데, 무슨 권리로 폐지까지 요구하느냐’고 비판한다.
시청자가 방송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가.
“방송사는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을 테지만, 우리는 KBS가 가요순위프로그램을 없애고 ‘서세원쇼’를 사실상 폐지한 것이 그동안 벌여온 운동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현재 방송사를 제어할 수 있는 힘은 시청자만이 가지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