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예방센터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보도로 시청자의 거센 비난을 받고 사과방송을 한 MBC TV ‘뉴스데스크’. 1일 보도가 나간 후 MBC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를 맹비난하는 네티즌 의견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고, ‘뉴스데스크’는 네티즌에게 먼저 굴복했다.제작진은 2일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해명했고, 사과방송은 나중의 일이었다. 진행자 서세원이 월드컵 대표팀 김남일 선수를 희화해 구설수에 올랐던 KBS2 TV‘서세원 쇼’는 인터넷 게시판이 한동안 다운될 정도로 네티즌의 적극적인 여론 공세를 받았다.
네티즌이 시청자파워를 대표하고 있다. 익명성을 보장받기에 신랄하고 또 즉각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네티즌 여론의 파급력은 크다.
방송에서의 작은 티끌 하나도 네티즌의 눈에 띄면 일파만파로 번져나가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로서는 네티즌 의견의 관찰과 수용을 게을리 할 수 없게 됐다. 얼굴 없고 조직도 없는 네티즌이 방송사의 압력단체로 기능하고 있다.
KBS ‘TV는 내 친구’, MBC ‘TV속의 TV’, SBS ‘열린 TV 시청자 세상’등의 옴부즈만 프로그램이 내부 비판의 근거로 삼는 것도 네티즌 의견. 프로그램별 게시판에 올라온 의견을 토대로 프로그램 비평을 하고 있다.
프로그램 표절 등의 의혹이 집중적으로 거론되는 곳도 인터넷 게시판이다. MBC 일일드라마 ‘인어아가씨’(연출 이주환)의 제작진도 게시판에 대만드라마 ‘안개비연가’의 표절 의혹과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의견이 밀어닥치자,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는 공식입장을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갈수록 거세지는 네티즌 파워에 방송사 제작진도 긴장하고 있다. MBC 신종인 제작본부장은 “네티즌의 의견에 주목하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은 시청자 의견을 파악하는 주요 통로가 됐다.
방송사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시청자가 방송을 평가하고 심의한다”고 말했다. 반면 “개인이 감정적으로 반응하거나 일부 네티즌의 의견이 다수의 의견인 것처럼 포장될 때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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