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문화는 한문으로 기록돼 있어요. 한문이 잊혀지는 것은 우리 전통문화가 사라지는 것입니다.”평생을 한학 연구와 교육에 몸바쳐온 한학자 홍찬유(洪贊裕ㆍ88ㆍ유도회부설 한문연수원장)씨가 강단을 떠난다. 21일 서울 명륜동 연수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그는 “한문 교육의 중요성을 젊은 세대에게 불어 넣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당에서 한학을 배운 마지막 세대인 그는 청명 임창순 선생이 ‘한시의 1인자’라고 부른 한학의 권위자. 홍씨는 1987년 한문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을 위해 한문연수원을 설립, 직접 강의하며 3년 코스의 무료과정을 꾸려왔다. 대학 등에서 받은 강사료와 사재를 털어 운영한 이 연수원을 거친 문하생 수백명이 현재 학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퇴임식에는 채문식 이사장(전 국회의장)을 비롯, 50여명의 후학들이 참석했다. 제자인 김인규 교수(영산대 법률행정학부)는 “한학의 정신적 지주인 선생님이 건강을 지켜주셨으면 한다”며 “선생님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우리가 받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겠다”고 말했다. 제자들은 1억원의 기금으로 연수원을 계속 운영키로 하고 이날까지 6,000여만원을 모았다.
홍씨는 “나의 지식을 후학에게 전해 전통정신을 되찾는 것만이 세계 속의 한국인으로 살아남는 길”이라며 “열심히 공부해 우리 전통을 이어달라”고 당부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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