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의 깨달음을 위해 제 살점을 뜯어내셨던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른 것뿐입니다.”생면부지의 간경화 환자를 위해 간 기증을 결심한 경남 양산 통도사의 도우(道愚ㆍ28) 스님. 21일 예정된 간 이식 수술을 앞두고 서울아산 병원에 입원 중인 그는 “기분이 아주 좋다”고 웃었다.
간이식을 받지 못하면 한달 밖에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은 말기 간경화 환자인 김모(30ㆍ회사원)씨에게 아무런 조건도 없이 간을 기증하는 도우 스님은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한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97년 양산 통도사로 출가한 도우 스님은 이미 99년에도 생명나눔실천회를 통해 신장을 기증한 바 있고, 올 5월에는 골수 기증도 신청해 놓아 ‘육신보시’의 보살행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그는 “독수리가 비둘기를 쪼아먹으려 하자 부처님이 독수리에게 자신의 살점을 떼어주며 비둘기를 죽이지 말라고 하셨다”며 “제 몸의 일부로 다른 생명이 다시 살아나는 일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수술은 간이식 수술 자체가 평균 15~20시간 걸리는 등 무척 까다로운데다 도우 스님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외과 이승규(李承奎) 교수가 집도한다.
경남 창녕의 한 암자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수행의 삶을 살고 있는 도우 스님은 “부처님 자비가 널리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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