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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黨 필요만 공감…밑그림 異夢/박상천·MJ 新黨혼선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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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黨 필요만 공감…밑그림 異夢/박상천·MJ 新黨혼선 안팎

입력
2002.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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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창당 합의를 둘러싼 20일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과 정몽준(鄭夢準) 의원 간의 혼선은 어떻게든 정 의원을 잡으려는 민주당의 욕심과 가급적 거리를 두고 싶은 정 의원의 복잡한 계산이 충돌한 결과다.양측의 이날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두 사람은 전날 회동에서 반부패·국민 통합 신당의 창당이 필요하고, 참여세력에 제한을 둘 필요는 없으며,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신당 창당의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 나가는 단계에선 양측의 생각이 크게 달랐고 이것이 이날의 혼선으로 이어졌다. 가장 큰 쟁점은 민주당이 신당 창당에 당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하느냐 여부. 박 위원은 정 의원과 이를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의원측은 "민주당이나 일부 인사들이 추진하는 신당이 아닌 다른 신당을 추진하겠다"며 독자 신당 창당 방침을 강조했다. 민주당과 정 의원이 공동으로 각계 접촉에 나서기로 했는지에 대해서도 박 위원은 긍정했지만 정 의원측은 부정했다. 신당 대선후보 결정 방식에 대해 박 위원은 국민경선 방안을 제시했지만 정 위원은 "신당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으로선 꺼지기 직전인 신당론의 불씨를 되살리고, 당장 21일 당무회의에서의 친노·반노 세력 충돌을 피하기 위해 설익은 정 의원 카드를 쓴 것으로 해석된다. 이인제(李仁濟) 전 고문 등의 제3신당 추진에 따른 의원들의 동요와 이탈을 막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

정 의원측은 신당과 DJ의 연관성, '제2의 민주당'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가능한 한 민주당과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 반면 현실적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세(勢)는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사들을 신당에 개별 흡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을 수 있다.

이날 혼선만 보고 "민주당과 정 의원의 제휴는 물 건너 갔다"고 규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상당하다. 양측이 서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고, 신당 창당 명분과 개헌 등에 공약수가 있기 때문이다. "양측 모두 아직은 덜 급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줄다리기는 내달부터 이뤄질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도 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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