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아침 햇살이 가장 먼저 닿는 독도. 지정학적 중요성 뿐 아니라 자연경관과 생태적 가치도 뛰어나 환경부는 2004년부터 울릉도와 함께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할 계획이다.독도는 국토 최동단의 작은 섬에 불과하지만 생물다양성 등 보존가치는 국립공원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새들의 낙원
독도는 괭이갈매기, 슴새 등의 서식지로 이미 1982년 11월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됐다. ‘터줏대감’ 격인 괭이갈매기는 4월에 독도에 날아와 짝짓기를 한 다음 5~6월에 알을 낳는다.
알이 부화하는 6월의 독도는 새 생명의 울음소리와 날갯짓으로 일대 장관을 연출한다. 환경부는 지난해 독도 괭이갈매기 소리를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소리 100선’으로 꼽은 바 있다.
몸과 머리에 흰빛 갈색무늬를 가진 슴새는 과거 울릉도에 집단 서식했으나 사람의 손길을 피해 독도로 이동, 주로 절벽에 보금자리를 틀고 산다.
또 독도에는 바다제비, 물수리 등 모두 20여종의 조류가 ‘쉬었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독도는 철새들의 구원섬(Rescue island)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 곤충ㆍ식물ㆍ어종자원 다양
5만여평 크기에 그마나 절벽이 대부분이지만 곤충과 식물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하다. 곤충의 경우 집게벌레, 딱정벌레, 매미, 잠자리 등 56종이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족한 수분과 거센 바람 등 열악한 환경에서 이처럼 많은 곤충류가 서식하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식물의 경우 목본식물은 인동과의 섬괴불나무, 노박덩굴의 사철나무 2종이 자라고 있으며, 초본식물은 명아주과, 질경이과, 비름과 등 50여종이 자생한다. 해국, 땅채송화 등이 군락을 이루는 ‘해안용암절벽 식생’이라는 독특한 식생 구조를 가졌다.
독도에는 특히 해양 생태자원이 두루 분포하고 있다. 독도 근해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며 플랑크톤이 많아 회유성 어족의 보고(寶庫)로 불린다.
겨울철에는 연어, 송어 등 한류 어족이, 여름철에는 오징어, 방어, 꽁치 등이 몰려든다. 참다랭이, 개복치, 상어, 고래도 독도의 단골 손님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전복, 소라, 해삼 등 해산물 또한 우리나라 어느 지역보다 풍성하고 다양하다”고 말했다.
▼ 빼어난 자연경관
뛰어난 자연경관도 독도의 가치를 한껏 높이고 있다.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92㎞ 떨어진 독도는 서도와 동도 2개의 섬과 36개의 작은 섬들도 이뤄졌다. 섬 정상까지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졌으며, 사이사이 60여 개의 기암 괴석이 하늘을 향해 솟아 올라 있다.
투명도 17~20㎙에 달하는 맑고 깨끗한 바닷속에는 크고 작은 암초들이 독도를 감싸고 있다. 차별침식으로 생겨난 동도와 서도 사이의 코끼리 바위는 독도의 명물. 환경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상절리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수비대가 근무중인 동도의 2개 분화구 역시 파도 침식작용으로 바다와 연결되는 특이한 지형구조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섬 둘레가 3~4㎞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 담겨진 생태계나 자연경관 등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고도 남을 정도”라고 말했다.
■네티즌 환영·격려 쏟아져
“오랜 만에 제대로 된 정책이다.” “우리 땅인데 왜 일본이 간섭하냐.”
환경부의 울릉도ㆍ독도 국립공원 추진 발표에 네티즌들의 환영ㆍ격려의 글이 환경부 홈페이지에 쇄도하고 있다. 특히 일부는 이 같은 방침에 대한 일본 정부의 항의 표현에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김민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자랑스러운 환경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우리 땅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독도의 국립공원화를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며 “월드컵에서 히딩크를 믿었듯이 이번에는 환경부를 믿겠다”고 깊은 신뢰감을 표시했다.
또 네티즌 조인순씨는 “그동안의 대일관계에서 정부 태도에 화가 났는데 이번 조치는 너무나 통쾌하다”는 글을 올렸으며 조현화씨는 “일본 신경쓰지 말고 독도의 자연생태계 보존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조속히 지정하라”는 재촉성 글도 많았다. ‘독도사랑’이라는 ID를 가진 네티즌은 “2004년이면 차기 정권으로 미루는 느낌이 있는 등 백지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안에 반드시 마무리 지으라”고 촉구했다. 또 공원 명칭과 관련, 한 네티즌은 “‘울릉도’국립공원이 아니라 ‘독도ㆍ울릉도’국립공원으로 이름 붙여야 영토 시비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이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독도를 국립공원으로 만든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배타적경제수역(EEZ) 설정 등 고유 영토로서의 완벽한 보장장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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