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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 '초등교 정수기 설치' 공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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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 '초등교 정수기 설치' 공약 논란

입력
2002.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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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염홍철(廉弘喆) 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초등학교 정수기 설치 문제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시는 최근 어린 학생들에게 안전한 식수를 공급한다는 목적으로 440대의 냉ㆍ온수기 겸용 정수기를 시내 각 초등학교에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수기 설치는 염 시장의 6ㆍ13 선거 공약으로 모두 11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며 관내 모든 초등학교가 혜택을 보게 된다.

그러나 최근 열린 시장 공약사업 실천계획 회의에 참석한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잇따라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시민단체 측에서는 “수돗물 공급 주체인 대전시가 정수기를 학교마다 설치한다면 이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시민들에게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셔도 된다’고 홍보하는 것과 전혀 상반된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당장 시 청사에도 상당수의 정수기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욱이 10억원대의 예산을 들여 초등학교에 정수기를 설치한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수돗물을 마시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반대 의견이 계속 이어지자 시는 정수기 설치로 어린이들의 책가방이 가벼워지는 등 교육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다소 후퇴, 다음달 중 교육청에서 교육정책협의회를 갖고 최종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학교장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어린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 측면에서 추진해 왔던 것”이라면서 “그러나 수돗물 공급을 책임진 시가 수돗물을 외면하는 것도 모양새는 좋지않은 게 사실”이라고 곤혹스러워 했다.

/강 훈기자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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