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는 왜 북에 두고 왜 왔을까''순용범씨는 과연 선장일까'
'기관장 이경성씨는 과연 탈북 사실을 몰랐을까'….
19일 새벽 낡은 20톤짜리 목선에 의지해 천신만고 끝에 인천항에 닿은 탈북자 21명을 둘러싸고 갖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며느리는 어떻게 따돌렸나
충남 논산이 고향인 순종식(荀鍾植ㆍ70)씨는 자녀 4남1녀 등 무려 가족 16명을 이끌고 남하했다. 이 중 장남 용범(46)씨를 제외한 2남 용부(44), 3남 용일(41)씨는 아내를 북에 두고 왔으며, 이들에게는 탈북 자체를 철저히 비밀에 부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순종식씨는 해경 1차조사에서 “며느리 일부는 당 간부 출신으로 우리와 생각이 달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출신지역이 불명확한 사위, 아들의 친구까지 포함한 대규모 탈출을 기획하면서 2명의 며느리를 어떻게 따돌렸는지 의문이다.
순광명(11) 순은경(8ㆍ여) 등이 누구의 자녀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 일부에서는 어린이들의 연령대가 8~16세로 비교적 일정한 점에 미뤄 통제가 까다로운 어린 자녀들을 배제하고, 배의 승선 인원에 맞추기 위해 순종식씨의 결혼한 4자녀가 동일하게 2명씩을 데리고 남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 고급배를 왜 손씨에게 맡겼나
손용범씨가 6월 ‘대두8003호’의 선장이 된 후 치밀하게 탈북을 준비했다는 주장도 의문이다. 114지도국 소속으로 알려진 대두 8003호는 어구(漁具)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중국제 위성항법장치(GPS), TV, 라디오 등 북측 기준으로 볼 때 최신식 장비로 무장했다.
북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고급배를 출신성분이 좋지 않은 손씨에게 맡겼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신의주 출신인 순씨 가족이 왜 50㎞ 이상 떨어진 홍건도 포구를 출발장소로 정했는지도 해명이 필요하다.
당직을 서고 있던 이경성 기관장에게 “밤바다를 구경하려 가자”며 새벽4시에 20명의 탈북자를 태운 경위, 통상 20톤 이상급에는 선장과 기관장의 역할 분담이 필수적인 데도 이씨를 감금했다는 주장도 설명이 뒤따라야 할 부분이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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