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골잡이로 다시 태어난 기분입니다.”싱겁다는 평가를 받던 부산의 우성용(29ㆍ192㎝)이 골잡이로 탈바꿈했다. 헤딩 위주였던 지난 해와 달리 우성용은 2002 정규리그에서는 발로만 7골을 몰아넣어 성남 샤샤와 함께 득점랭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18일 포항과의 홈경기서 2골을 터뜨려 3_1 승리를 이끈 우성용의 소감은 “네덜란드로 떠나는 후배 송종국에게 승리를 선물해 기분 좋다”는 것이다.
장신을 총애하던 비쇼베츠 감독 시절 대표팀 스트라이커로 입지를 굳혔던 우성용은 “지금이 제2의 전성기”라고 말한다.
지난 해 정규리그에서 그가 기록한 11골 중 7골은 헤딩 작품. 하지만 올해 기록한 7골(PK 2골 포함)은 모두 발끝에서 나왔다. 제공권 장악 외에는 별다른 경쟁력이 없다는 꼬리표도 더 이상 따라붙지 않는다.
2월 왼쪽발목 수술을 한 우성용은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활약이 불투명했다. 4~5월 아디다스컵 조별리그 때는 벤치를 지키다 간신히 1경기에 출전한 그가 본격적으로 칼을 뽑아 든 시기는 정규리그 개막을 앞둔 6월.
우성용은 “집중력이 좋아진 덕분에 골을 많이 넣을 수 있다. 무엇보다 기회가 많이 오니까 골도 많이 넣는 것 일뿐”이라며 겸손해 했지만 김호곤 부산감독에게는 달라진 그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김 감독은 “헤딩 볼과 땅 볼 슛에 대한 판단력, 볼에 대한 집착력이 좋아졌고 자신감도 붙었다. 슈팅기회를 만들기 위한 몸 놀림도 민첩해졌다”고 평가했다.
우성용은 “4개월 정도 재활훈련을 하면서 체력을 많이 비축했다”고 자신했다. 그의 헤딩력까지 살아난다면 토종선수의 득점왕 등극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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