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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조세피난' 탈세 발본색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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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조세피난' 탈세 발본색원을

입력
2002.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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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지능적이고 정교해지는 세금 회피 기법을 세무 당국이 미처 못 따라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조세 피난처를 이용한 탈세가 그 중의 하나다. 오래 전부터 국내 증시에서는 ‘무늬만 외국인’ ‘검은 머리 외국인’들의 자금이 시장을 교란시키며 막대한 이익을 올리면서도 한 푼의 세금도 물지 않았지만, 당국은 속수 무책이었다. 뚜렷한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국세청이 조세 피난처를 악용해 탈세한 혐의를 받고 있는 65개 법인과 개인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은 이 같은 불법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국세청이 밝힌 탈세액만도 4,000억원이 넘고, 유형 또한 다양하다.

외환 자유화 등으로 자본의 이동에 제한이 없어져 그 빈도와 규모가 급격히 늘면서 조세 피난처를 이용한 탈세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 조세 피난처는 자금 세탁과 비자금 조성 등에도 동원되고 있어 각국은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번에 국세청이 조사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관련국들의 도움이 컸다. 지금까지 조세 피난처와의 거래는 국가간 협조체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관계 확인조차 불가능했으나 최근 국내외 기관들과의 긴밀한 정보공유로 실체 파악이 가능해졌다.

조세 피난처와의 거래 대금이 연간 500억~600억달러에, 진출기업만 1,700여개에 달하고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앞으로 국제간의 공조 강화가 더욱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국세청도 이에 맞춰 효율적인 탈세 방지 대책의 수립과 전문가의 양성에 신경 써야 한다. 조세 피난처와 관련된 세무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조사를 통해 탈세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처음부터 분명히 인식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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