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예상외의 강세를 이어가자 서울 증시도 활기를 찾으며 20일 730선을 훌쩍 넘어섰다.나스닥지수가 2주 연속 상승하며 1,400포인트에 접근하고 다우존스지수도 9,000포인트를 목전에 두는 등 시가 바닥을 확인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국내 증시 상승 추세 전환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
그러나 기술적 반등이 아닌 추세 상승을 위해선 수급 여건 개선, 매물벽 통과 등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국 시장 안정 확인해야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기술주의 주도로 2.47%(33.67포인트) 오른 1,394.68을 기록했고, 다우지수는 2.42%(212.73포인트) 상승한 8,990.79로 마감했다. 이로써 나스닥은 2주, 다우는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각각 1,400과 9,000포인트를 눈앞에 뒀다.
당연히 미 증시의 바닥통과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동원증권 강성모 연구원은 “회계 불신 우려가 점차 해소되면서 비교적 저조한 경제 지표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더블딥(재침체) 가능성도 이미 주가에 반영돼 희석된 만큼 미국 증시가 7월23일을 전후해 바닥권은 지나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신규 주택건설의 감소세, 소비자신뢰지수의 악화 등 경제지표는 여전히 불안하다. 다우지수나 나스닥지수 모두 60일 이동평균선(다우 8,996.02, 나스닥 1,408.94)의 저항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도 변수다.
SK증권 김대중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아 국내 증시가 저항선을 넘어 추세 반등하는 데에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지수대 두터운 매물벽
올 연초 이후 종합주가지수 730~750선대에 걸쳐있는 매물은 23.14%로 가장 많다. 750~780선대에도 19.57%가 자리하고 있어 700선대 중반의 두터운 매물벽을 어떻게 뚫느냐가 향후 시장의 관건이다.
실제 20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740.25까지 올랐으나 매물벽에 부딪쳐 상승폭을 줄여 736선대에 머물렀다.
교보증권 김정표 책임연구원은 “매물대가 몰려 있는 현 지수대에서 반등시마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추가 상승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특별한 상승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는 한 매물벽을 뚫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급 회복 선행돼야
외국인이 3일 연속 순매수하고 기관도 모처럼 2,400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증시 주변 수급 여건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개인 주식 매입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연중 최저치인 8조원대에 머물러 있고 간접상품의 경우 단기채권형에만 자금이 몰릴 뿐 주식형수익증권 잔고는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수급 개선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 매수 지속 여부에 대해 “미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순매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다”고 우려했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은 “시중 자금의 증시 유입과 미국 증시 안정에 이은 외국인 매수가 이어져야 상승 전환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제한적인 흐름을 염두에 두는 시장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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