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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법달라 '꼬이는 新黨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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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법달라 '꼬이는 新黨방정식'

입력
200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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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신당 논의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복잡 다기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신당 관련 용어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할 정도로 그 갈래가 어지럽다.민주당 내의 친노(親盧) 세력과 이인제(李仁濟) 전 고문계를 중심으로 한 반노(反盧) 세력,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ㆍ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ㆍ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비롯한 제3 세력 등이 저마다 다른 신당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런 저런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은 대선 후보를 자신들의 정파가 차지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결국 신당에서의 대선후보 결정 방식 등 현안에 대한 입장 차가 워낙 커서 서로 다른 신당으로 각자 갈 길을 가다가 대선에 임박해서야 통합이 모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당 추진 신당

16일 국회의원ㆍ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계기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사퇴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 통합적 신당을 추진한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여전히 시끄럽다.

노 후보측 일부에서 아직도 주장하고 있는 개혁 신당론은 다른 신당 논의가 모두 수포로 돌아간 다음에나 가능한 것이어서 세를 얻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내 신당 논의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신당에서도 노 후보가 후보여야 한다는 측과 신당에서는 노 후보가 후보여서는 안 된다는 측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반노 세력의 탈당 가능성이 상존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선 ‘흥행이 되는’ 정 의원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은 노 후보측도 인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외협상 창구 역할을 맡아온 박상천(朴相千) 당 발전위원장이 19일 정 의원을 만나 일정한 지분 보장, 대선후보 경선 방식의 조정 가능성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제3 신당

민주당 내 반노 핵심인 이인제 전 고문 및 김중권(金重權) 전 대표 등과 이한동 전 총리, 자민련 김종필 총재 등이 구상하고 있는 신당이다. 여기에 박근혜 대표가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민주당 노 후보와는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는 데에 가장 큰 공통점이 있으나 정 의원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이들은 18일 밤 회동 등을 통해 대략 제3 신당 창당에 합의하기는 했으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 전 총리가 대권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대선 주자인 정 의원의 제3 신당 참여가 쉽게 진척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는 19일 “부와 권력을 한 손에 거머쥐려 한다면 국민이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 의원에 대한 견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또 이 전 고문은 민주당 내에서의 당내 투쟁을 통해 민주당의 다수가 노 후보를 배제하고 제3 신당과 같은 길을 걷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이 전 고문의 세가 다수가 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정몽준 의원의 독자 신당

정 의원의 경우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이나 제3 신당 논의를 모두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현재의 여론조사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처럼 보인다.

제3 신당과 손을 잡자니 호남 지역 등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이 마음에 걸리고 민주당과 손을 잡자니 국민경선을 거친 노 후보와 일전을 겨뤄야 하는 복잡한 절차가 큰 부담이다.

그래서 정 의원의 주변에서는 나중에 양쪽 모두를 아우르기 위해서는 지금 독자 신당을 꾸리는 것이 낫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정 의원이 현재의 지지도를 유지하면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면 민주당이든 제3 신당이든 결국 정 의원 주위로 모일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도 희망에 불과할 뿐 확고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망

민주당 박상천 당 발전위원장이 이번 주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민주당과 정 의원의 접근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복잡한 역학 구도상 그렇게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신당과 관련된 3~4갈래의 논의가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에도 신당 창당 이후의 통합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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