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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주치의 허갑범교수 연대의대 정년퇴임 "환자불안 달래주는것이 의사의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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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주치의 허갑범교수 연대의대 정년퇴임 "환자불안 달래주는것이 의사의 임무"

입력
200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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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주치의이자 ‘당뇨병 명의’인 허갑범(許甲範ㆍ65) 연세대 의대(내분비내과) 교수가 31일 정년 퇴임한다. 그는 “의사로서 30년, 의예과 학생시절까지 포함하면 40년이나 몸담아왔던 연세대 의대와 세브란스병원을 떠나게 됐다”고 감회를 되새겼다.그는 대한당뇨병학회장, 대한동맥경화학회장 등을 지냈고 2001년부터 한국성인병예방협회장을 맡고 있다. 1997년에는 당뇨 연구의 공로로 ‘분시의학상’을 받았다.

허 교수는 퇴임 후 신촌에 개인의원을 개업할 계획이다. 그는 “교단에서는 물러나지만 의사로서 할 일이 많다. 모교와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평소 하고 싶었던 연구에 매진하겠다”며 지치지 않는 의욕을 보였다. 또 성인병 치료를 위한 당뇨병ㆍ비만연구소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연구만큼은 학교가 아니면 할 수 없다”며 교수직에 애착을 보이는 그는 30년 교수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1982년 연세대 의대가 제정한 ‘올해의 교수상’ 첫 수상자가 된 일을 꼽았다. ‘올해의 교수상’은 그 해 의대 졸업생이 임상과 기초의학에서 한 명씩 선출하는 상. 매주 30분씩 의대 휴게실에서 학생들과 만두를 먹으며 격의 없이 ‘만두 강의’를 진행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평소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던 게 좋은 평가를 얻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 주치의로 함께 외국을 방문하며 견문을 넓힌 일도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1998년 3월부터 대통령 주치의로서 김 대통령의 건강을 돌보았다.

서울대 교수가 도맡다시피 했던 대통령 주치의에 연세대 교수로서는 처음 임명된 것에 대해 “1990년 가을 평민당 총재 시절 단식투쟁으로 건강을 해친 김 대통령을 직접 치료한 것이 인연이 됐다”고 말했다.

허 교수의 퇴임으로 청와대는 대통령 주치의를 새로 임명할지 검토 중이다. 허 교수는 “대통령 주치의는 현직 교수가 맡는 게 상례”라며 정년 퇴임과 함께 주치의에서도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 내에서는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계속 맡는 것도 무방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많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허 교수는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선 “최근 위장 장애와 폐렴으로 다소 고생한 것은 사실이나 병은 완치됐고 지금은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허 교수 자신은 담배나 술을 멀리하고 많이 걸으며 틈나는 대로 고향인 경기 안성의 농장에서 나무 가지치기를 하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정년을 맞은 그가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환자를 대하는 사명감’이다. “의료 지식을 이용한 환자 치료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는 것도 의사의 임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20일 오후 4시 연대 동문회관에서 열리는 정년 퇴임 심포지엄에서 ‘한국인의 인슐린 저항성’을 주제로 고별 강연을 할 예정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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