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24)이 새 노래 ‘메모리스’(신재홍 작사/작곡)를 선보였다.올 2월 데뷔 음반을 낸 앤(24)은 그 동안 타이틀 곡 ‘아프고 아픈 이름’(윤사라 작사/신재홍 작곡)으로 ‘정말 노래 잘하는 가수’라는 별명같지 않은 별명을 얻었다.
가수가 노래 잘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그의 노래를 한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은 누구나 큰 발견이라도 한 듯, 그 말을 빼먹지 않는다.
신인으로 라이브 프로그램인 MBC ‘수요예술무대’에 네 번이나 출연한 것도, 박효신 휘성 박정현 등 노래 잘한다는 가수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콘서트 게스트로 초대한 것도 같은 이유다.
‘메모리스’는 높낮이가 심했던 전곡에 비하면 완만한 발라드. 하지만 앤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단조에 R&B의 느낌이 강해 부르기에는 더 잘 맞는다고 한다.
“단조의 우울한 느낌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일찌감치 그의 목소리에 반한 팬들 사이에서도 “앤의 색깔을 드러내기에 더 좋은 곡”으로 꼽혔던 노래이기도 하다.
사실 데뷔 음반은 그의 전부를 드러내지 않는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앤은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흑인 음악을 들었고 지금도 그것을 “삶의 전부”라고 할 정도다. 한국에 오기 전 미국 음반사에 데모 테이프까지 돌렸다.
하지만 정통 R&B를 구사하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연락을 해온 음반사 관계자들은 동양인인 그를 보고 당황했다. 팝이면 몰라도 동양인 R&B 가수는 힘들다고 했다. 한국에서 음반을 내자는 제의를 받았을 때도 비슷했다.
어려운 미국식 음악은 한국 가요계에서 먹히기 힘들다고 판단한 제작진은 앤의 색과 톤을 많이 지우고 낮췄다. “자제했다”는 말로 표현하는 앤도 처음인만큼 어쩔 수 없었다. 맑고 예쁜 목소리, 가수의 얼굴을 중시하는 고국의 풍토가 자신 없기도 했다.
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알았다. 그가 마음껏 자기 스타일로 미국 노래를 부를 때 ‘여자 임재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굵은 목소리에서 번져 나는 힘과 전율이 정작 자신의 노래를 부를 때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무대 밖에서는 내성적인 그는 “내년쯤 선보일 두번째 음반에서는 고집을 좀 부리겠다”고만 한다.
하지만 그 전에 좀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물론 단독 콘서트도 하고 싶지만 그보다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주고 싶다. 감동이다.
그에게 가수는 “4분 동안 감동을 전파하는 선교사”이기 때문이다. 앤은 24일 데뷔 무대였던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두번째 출연한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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