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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음반낸 브루스 스프링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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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음반낸 브루스 스프링스틴

입력
200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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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담담하게 노래 빌보드·유럽차트에서도 1위‘보스’가 돌아왔다. 7년 만이다.

1970년대 미국 록의 자존심을 지켰던 브루스 스프링스틴(53). 그는 이름보다 보스라는 애칭으로 더 친숙하다. 한 때의 애칭으로 쉽게 잊혀져 버릴 것도 같지만 그는 갈수록 존재감을 더하는 드문 경우다.

음악인으로, 자연인으로 그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보스로 남아있다. 심지어 그가 사는 곳이자 음악적 고향인 뉴저지주에서 상원의원 추대 움직임까지 있었다. 물론 그는 거절했지만.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그냥 돌아오지 않았다. 보스답게 돌아왔다. 84년 ‘본 인 더 유에스에이’를 끝으로 각자의 길을 걸었던 이스트리트 밴드가 두번째 부인이 된 패티 시알파(백보컬리스트)를 포함한 8명 그대로 다시 그의 휘하에 들어왔다.

덕분에 새 음반 ‘더 라이징(The Rising)’은 자기성찰적이었던 포크 성향의 전작 ‘고스트 오브 톰 조드’와 달리 ‘본 인 더 유에스에이’ 시절을 연상시키는 기타 중심의 록 사운드에 오래 전 많은 사람들을 움직였던 힘을 다시 들려준다.

사운드의 맨 밑바닥에 은근하게 깔린 감상도 여전하다. 추종자들은 물론이고 그의 이름을 전설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반가운 음반이다.

벌써 빌보드지 17일자 음반 차트를 비롯해 캐나다 독일 스웨덴 이탈리아 등 12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 음악잡지 롤링 스톤은 별 다섯 개를 주었고 시사잡지 타임의 커버도 장식했다.

언제나처럼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삶에 대해 노랫말을 썼다. 이번에는 지난해 9ㆍ11 테러가 그 현장이다. 15곡 중 ‘인투 더 파이어(Into the Fire)’ ‘나씽 맨 (Nothing Man)’ ‘마이 시티 오브 루인스 (My City of Ruins)’ 등 대부분 끔찍했던 참사에 관한 노래다.

하지만 분노를 자극하지도, 과장된 애국심을 고취시키려 하지도 않는다. 영웅도 없다. 그저 그 날 이후 사건과 현장에 얽혀 들었던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화재 진압 도중 숨진 한 소방관의 미망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만든 노래도 있다.

‘월즈 어파트(Worlds Apart)’에서는 특유의 낙관적인 태도로 희망을 노래한다. 가장 미국적인 가수로 꼽히면서도 미국이 세계에 군림하기 이전의 긍정적 가치들을 살리는데 주력해온 그답다.

그런 의미에서 음반 제목이자 첫 싱글인 ‘라이징’은 미국의 비상이 아니라 상실과 분노로부터의 초월을 뜻한다. 말하자면, 레이건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 노래로 ‘본 인 더 유에스에이’를 쓰려 했지만 거절 당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가수인 그에게 무대는 삶의 현장이다. 오랜만에 다시 모인 이스트리트 밴드가 가장 먼저 한 일도 공연이었다. 이 달부터 시작된 투어는 10월 유럽으로 옮겨 계속된다.

공연이 있는 날, 브루스 스프링스틴을 포함한 밴드 멤버들은 노동자처럼 직접 악기를 나른다. 그와 그의 음악에서 ‘진실’이라는 말이 떠나지 않는 이유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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