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새벽 서해 공해상을 거쳐 귀순한 순종식(筍鍾植·70)씨 등은 7년 전부터 남쪽 가족들과 서신교환을 하고 중국에서 직접 만나면서 탈북의 꿈을 키워왔으며 2개월 동안의 치밀한 준비 끝에 귀순에 성공한 것으로 밝혀졌다.해양경찰청(청장 박봉태ㆍ朴奉泰 치안정감)은 이날 낮 기자회견을 통해 “순씨의 장남 용범(45)씨가 평북 선천 수산기지에서 근무하던 중 2개월 전 어선 ‘대두 8003호’의 선장으로 승선케 된 뒤 이 배에 비치된 TV를 통해 남한의 풍요로운 모습을 보며 구체적인 탈북계획을 수립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충남 홍성군에 살고 있는 순씨의 동생 동식(東植·61)씨는 이날 “1995년 서신을 통해 형님과 가족의 생사를 확인한 뒤 2000년 12월15일 중국 단둥(丹東)씨 인근에서 사흘간 형님과 장조카 용범씨를 직접 만났다”고 말했다. 순씨의 동생 4명은 현재 대전, 충남 홍성 등지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순씨 등 탈북자 21명은 이에 앞서 이날 새벽4시께 인천 해경부두에 도착한 뒤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의 합동신문반에 신병이 인계돼 서울 모처에서 신원 및 정확한 탈북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 정부관계자는 “순씨 등은 탈북경위 등에 대한 정밀조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다른 탈북자와 같은 절차를 통해 한국사회에 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순씨 등은 합동신문 후 경기 안성시 하나원에 입소, 한국사회 체험 및 정착 프로그램 연수를 받게 되며 가족수에 따라 2,900만~6,300만원씩의 정착금과 함께 임대아파트 보증금을 지원받게 된다. 또 노동부로부터는 직업훈련과 함께 취업도 알선받는다.
한편 해양경찰청은 18일 오후 5시30분께 인천해경소속 119정이 공해상밖 6마일(울도에서 23마일)에서 레이더로 탈북자들의 목선을 처음 탐지했으며, 오후 6시30분께 덕적면 울도 서방 17마일 해상에서 검색을 실시해 예인했다고 밝혔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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