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째 물에 잠긴 경남 김해시 한림면 일대에서는 가축 집단폐사와 농공단지에서 유출된 기름유출로 복구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한림면 장방리 토정공단에서는 40여 개 공장이 침수되면서 벙커A유 등 기름 6만ℓ가 유출돼 공단 일대 침수지역 3만㎡에 걸쳐 기름띠가 확산돼 있다.
김해시는 침수지역 수위가 내려가기 시작한 16일부터 방제에 나서 길이 200㎙짜리 오일펜스 2개를 설치하고 흡착포를 이중으로 까는 등 방제작업에 나섰으나 워낙 유출량이 많은 데다 현장 접근이 어려워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입주 업체들이 침수피해에 이어 기름오염까지 겹쳐 시름이 커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수해로 폐사한 돼지가 장기간 방치되면서 악취와 전염병 발생에도 비상이 걸렸다.
재해대책본부는 '수중도시' 곳곳에 떠 다니는 돼지를 수거해 땅에 묻고 있으나 고무보트에 의존하다 보니 19일까지 수거한 돼지는 폐사한 2,400마리 중 530여 마리에 불과하다.
또 침수마을 야산 등에 고립돼 있는 2,000여 마리의 돼지처리 문제도 골칫거리다. 장방리 야산에서는 굶주린 돼지 30여 마리가 분묘를 습격해 70여기의 분묘가 파헤쳐졌으며 인근 단감 과수원과 고추밭 등도 닥치는 대로 파헤치고 있다.
살아있는 돼지도 열흘이 넘도록 오염된 황톳물에 노출돼 각종 전염병 발병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워낙 광범위하게 발생해 처리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편 경남도재해대책본부는"19일부터 낙동강 수위의 하강 속도가 빨라져 복구작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이 같은 추세라면 이번 주말께부터는 침수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해=이동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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