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탈출한 보트피플 21명의 귀순은 그 동안 우리사회가 예견하고 우려했던 사실이 현실화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해상이 북한탈출의 새 망명루트가 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월드컵 기간 중 탈북자 망명에 적극 개입해 온 독일인 의사 폴러첸씨에 의해 선박을 이용한 대량 탈북 가능성이 이미 제기된 바도 있다.이는 두 말 할 필요 없이 중국이 탈북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함께 강제북송 함으로써 야기된 측면이 없지 않다. 탈북자들이 육상루트가 어렵게 되자 해상으로 눈길을 돌리게 된 것이다. 어린이 10명을 포함한 21명이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20톤급 목선에 의지해 험난한 파도와 사투를 벌인 끝에 남쪽 땅을 찾았다는 사실은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을 말해 준다.
이번 탈출을 주도한 40대 선장은 10년 전부터 탈북을 계획했고, 재작년엔 중국 땅에서 남쪽 가족을 만나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앞으로 이런 유사 사태가 계속 줄을 이을 개연성을 말한다. 특히 남쪽이나 미주지역에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도움으로 해상탈출을 기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해상을 통한 대규모 탈북에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우리가 유사사태 발생에 철저한 대비를 당부하는 것은 다름 아니다. 해상 감시체제가 철저하고 선박의 입출항 통제가 엄격하기로 소문난 북한에서 이런 대규모 탈출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앞으로도 이런 해상 엑서더스가 줄 이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남북대화 분위기의 훼손을 걱정하는 견해가 일부에서 없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 목숨까지도 버릴 각오로 나은 삶을 찾아 온 이들에게 북한 정권인들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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