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돌아 본 충북 청원군 강외면 오송리 일대는 논밭과 벌판이 어울려있는 평범한 시골의 풍경을 하고 있다.그러나 이곳은 국내 최첨단 생명과학의 메카를 꿈꾸는 야심의 땅이기도 하다. 정부가 국가 전략사업의 하나로 힘을 모아 육성중인 바이오산업의 핵심기지로 곧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꿈의 신산업인 생명과학기술의 본거지가 될 오송생명과학단지의 조성공사가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141만평의 넓은 땅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2006년 말 완공된다.
정부는 오송단지를 생물소재, 생명ㆍ의약, 식품ㆍ향료 등 바이오 신기술 개발의 요람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구개발비 지원, 세금감면 등 입주기업에게 다양한 혜택을 줄 방침이다.
국내외 품질인증, 특허취득, 수출입 통관절차 등 관련 업무에 대한 행정지원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최고의 보건인력을 양성할 가칭 보건과학기술원을 신설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정부는 또 단지의 활성화를 위해 보건복지부 산하 주요 국책기관을 먼저 이곳에 이전키로 결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국립보건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립독성연구소 등 국책기관이 단지 완공 전에 입주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ㆍ중 합작 한의약 단지도 조성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한 무역업체와 중국 제약회사 간에 투자협약이 체결된 상태이다.
또 현재 159개 업체와 연구소에서 모두 103만평의 부지 분양을 신청하는 등 이 단지는 바이오 관련 기업체와 민간 연구소 등으로부터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오송단지가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뛰어난 입지여건 때문이다. 청주국제공항에서 17㎞ 떨어진 이곳은 경부, 중부고속도로가 지나가고 경부선과 충북선 철도, 경부고속철도가 교차하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이다.
한국과학기술원과 대덕연구단지 등 인근에 연구기관과 학교들이 몰려있어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기가 쉽고, 대청댐으로부터 하루 98만톤의 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등 다른 장점도 많다.
오송단지가 조성되면 인구 2만명의 소도시도 함께 탄생하게 된다. 단지조성비와 시설투자비로 총 4~5조원이 투입되며 1만 7,000명의 고용 창출로 연간 산업 생산액이 2조 1,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산업기반이 취약한 충북도는 이 단지에 미래를 걸고 있다. 도는 오송단지 조성계획이 확정된 1997년 사업추진 전담반을 설치했고 99년 오송단지활성화 현안추진단을 구성, 유명 제약사와 민간 바이오 연구소 등을 상대로 입주유치 운동을 벌여왔다.
도는 또 오송생명과학단지 착공에 맞춰 다음달 25일부터 2002 오송 국제바이오엑스포를 개최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생명과학단지 조성을 통해 기술력을 높인다면 2010년에는 G7 수준의 바이오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허벌판인 오송이 희망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정원식 조직위원장
“국내 바이오 산업의 진흥을 앞당기는 좋은 계기입니다”
정원식(鄭元植) 2002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 조직위원장은 “우리 바이오 산업의 미래는 국가적 전략기지로 조성될 오송단지의 활성화 여부에 달려있다”며 “이번 엑스포는 오송의 존재를 세계에 알리는 좋은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엑스포장에 어린이와 학생들이 많이 와 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미래의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인 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미래 세대가 바이오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각 시도 교육청을 졸라서라도 학생들이 꼭 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조직위원장 직을 맡은 이후 세계적인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기업, 외국 자치단체를 상대로 유치활동을 벌여 온 그는 “세계 최고의 생명과학 기술과 정보를 교류하고 습득할 수 있는 전문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자신을 보였다.
“바이오 산업은 지적활용 능력이 뛰어난 우리나라 여건에 적합한 산업”이라는 정 위원장은 “이제부터라도 정부, 기업, 대학, 연구단체가 힘을 모으면 10년 이내에 바이오 선진국 대열에 올라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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