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으로서 진행자로서 지상파와 케이블 TV를 넘나드는 김경식(32). 출연프로그램을 일일이 들어보이는 일도 쉽지 않다.‘쇼 파워 비디오’(KBS2) ‘코미디하우스’ ‘TV 특종 놀라운 세상’ ‘출발 비디오 여행’(MBC) ‘사랑한다 면’(푸드채널) 등. 26일 첫 방송하는 드라마 ‘내사랑 팥쥐’(MBC)에도 출연한다.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개그맨이라고 주장한다.
과장된 익살이 담겨있는 변화무쌍한 표정이야말로 개그맨으로서 김경식의 매력. ‘쇼 파워 비디오’의 ‘리얼스토리 황당극장’과 ‘코미디 하우스’의 ‘할미꽃 이야기’에서 김경식은 교복입은 고교생부터 허옇게 머리가 센 할머니까지 다양한 모습을 한꺼번에 보여준다.
택시 운전사이면서 동시에 갖가지 군상의 손님을 거뜬히 소화해내는 김경식의 과장된 표정과 외모는 ‘오스틴 파워’의 마이크 마이어스를 떠올리게 만든다.
“마이크 마이어스요? 출연만 하는 게 아니라 제작ㆍ각본까지 맡으면서 고유의 색깔을 살리는 코미디언이잖아요. 기분 좋네요. 우리의 방송 환경에서는 머리 속에 담고 있는 코미디를 그대로 내놓기가 쉽지 않거든요. 언제나 시간에 쫓기니까요.”
김경식은 “코미디는 머리가 좋지 않으면 하기 어렵다. 코미디에서의 웃음은 철저히 계산된 것이다”고 말했다. ‘황당극장’처럼 짧은 코미디극에서 일인 다역으로 누군가를 웃기는 일도 녹록치 않다.
“여러 등장인물을 한 사람이 연기하고 있는 걸 시청자가 알아차리면서도 각 인물이 다르다는 걸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하죠. 표정연기로 부족하면 가발이나 분장의 도움을 받죠.”
“찰리 채플린의 천재성과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간다움이 합쳐진 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김경식. 웃음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그는 그러나 실은 생활의 무게에 짓눌려 사는 생활인이다.
“혼자되신 어머니도 모시고, 대학원 다니는 동생 학비도 대고, 그리고 나이도 있으니 장가갈 준비도 해야죠. 그러니 여기저기 출연할 수 밖에요.” 인터뷰 내내 한번도 웃지 않던 그는 개그맨을 이렇게 정의했다. “개그맨은 웃길 줄 아는 사람이지. 우스운 사람이 아니다”고.
문향란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