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의 환호가 시작됐다. 배우들은 객석으로 나와 관객들의 춤을 유도했고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가 몇 분간 지속됐다. 외국인들은 낯선 동양의 전통 가락에 흡족한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한 타악 퍼포먼스 ‘두드락’이 성공의 반환점을 돌았다. 2일 시작돼 26일까지 총 24회 공연 중 절반을 넘긴 ‘두드락’은 주말 객석점유율 70~80%, 평일은 60% 대를 줄곧 유지하며 에딘버러를 찾는 세계인의 눈길을 끌고 있다.
공연장인 게이트웨이극장도 소극장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무시하지 못할 430석 규모. 초연 전까지 1,000여 석이 예매돼 일찍이 순항을 예고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화려한 드럼 사운드. 공연 끝까지 시종일관 터지는 강렬한 비트는 외국인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두 팀이 편을 갈라 현란한 드럼 실력을 겨루는 에피소드 ‘리듬 파이트(Rhythm Fight)’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휘파람이 터지기도 했다.
경찰과 도둑의 쫓고 쫓기는 상황을 익살맞게 표현한 ‘런 런(Run Run)’, 엿가위를 소재로 엿장수 장단을 신명나게 보여준 ‘가위손’도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막간을 이용, 배우 한 명이 객석을 3개 집단으로 나누어 ‘박수소리 협주’를 유도하는 코너에서는 관객 대부분이 함게 손뼉치고 발을 구르며 놀이를 즐겼다.
‘두드락’의 모든 출연자가 대고 장고 모듬북 태평소로 열정적이고 웅장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코리아 환타지(Korea Fantasy)’는 현재와 결합한 우리 전통가락의 진수를 맛보게 해주었다.
풍물, 마임, 재즈댄스 등 많은 요소를 엮어내려는 과욕과 그로 인해 생겨나는 어설픔이 공연 사이 사이 드러났으나 달궈진 객석의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공연을 관람한 네이선 스콧씨는 “에딘버러 축제를 즐기러 미국에서 왔다”며 “두 사람이 양쪽에서 두드리는 웅장한 대고 소리에 흠뻑 빠졌다”고 말했다.
‘두드락’의 해외공연 배급사 유니버설아츠의 예술감독 토멕 버코위씨는 “두드락은 이번 프린지의 1,600여 공연 중 객석점유율 상위 1%에 드는 유망한 작품”이라며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문화가 결합, 유럽 젊은층에 호소하는 매력이 대단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1998년 서울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서울풍물단을 만들어 활동하던 풍물 명인 최익환을 대표로 한 ㈜두드락 프로덕션이 세계 무대를 겨냥해 만들었다. 유니버설 아츠는 차후 ‘두드락’의 북미, 유럽 지역 공연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윤정민기자quaj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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