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 전 총리와 민주당 이인제 전 고문ㆍ김중권 전 대표, 자민련 조부영 부총재 등이 18일 회동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과는 별도로 새로운 ‘국민 통합 신당’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5자 연대’ 대상으로 거론돼온 3자와 김 전 대표가 독자적 신당 추진에 사실상 합의함으로써 ‘제3세력 연합 신당’ 논의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부총재는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김종필 총재의 대리인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신당 논의는 친노(親盧) 그룹 및 지도부가 추진하는 신당, 중도파가 추진하는 통합 신당, 이 전 고문 등 반노(反盧) 그룹이 당 바깥에서 추진하려는 별도의 통합 신당 등 세 갈래로 진행되게 됐다.
또 이들이 무소속 정몽준 의원 등을 후보로 영입하거나 자체적으로 다른 대선후보를 낼 가능성이 있어 금년 대선이 다자구도로 바뀔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이 전 총리 등 4인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가진 만찬 회동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은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을 위한 백지신당이 아니다”고 규정하는 등 5개항에 합의했다.
이들은 “오늘 모임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명실상부한 백지신당 창당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했다”며 “이 신당은 전국적 국민통합 정당을 지향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임을 주선하고 합의 내용을 발표한 민주당 이강희 전 의원은 “민주당이 백지 신당을 논의한다면 거기에 참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독자적 신당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들의 합의로 민주당 지도부가 추진 중인 신당 논의는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비주류의 핵심인 이 전 고문과 김 전 대표가 당의 공식 기구와 별개로 신당 추진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전 고문과 김 전 대표는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적을 유지한 채로 별도의 신당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뜻이다.
이 전 고문은 ‘창당 선언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서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모두가 신당을 만든다고 하는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고 한발 물러서는 표현을 썼다. 이는 정몽준ㆍ박근혜 의원 등과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의식한 것이다.
예상보다 진전된 이날 합의는 그간의 물밑 논의가 상당히 진척됐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자민련과 이 전 총리, 이 전 고문측은 별도의 창당준비 기구를 구성하는 문제를 논의해왔다. 이들은 9월 중에 창당을 완료하고 10월 말까지 대선후보를 선출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모임에는 4자 외에 이강희 전 의원, 박상은 전 민주당 인천시장후보, 이기상 전 인천시의회 의장 등도 참석했다.
이제 관건은 대선 지지도에서 선두인 정몽준 의원과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가 이 같은 ‘제 3신당’ 추진에 합류할지 여부다. 자민련과 이 전 고문측은 조만간 정몽준 박근혜 의원 등과 접촉해 의사를 타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 의원과 박 의원 모두 신중하거나 유보적 입장이다. 또 민주당의 반노(反盧) 그룹 의원 중 몇 명이 제3신당 논의에 참여할지가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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