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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권력승계 '안개속'

입력
2002.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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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부 교체를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거의 마무리됐지만 공산당 총서기직 이양 등 권력승계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권력승계를 둘러싼 지도부 내의 조율 작업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탓인지 최고 권력자인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을 비롯한 현 지도부와 그 뒤를 이을 차세대 지도자들의 거취에 대한 언론 보도도 혼선을 빚고 있다.

홍콩경제일보(香港經濟日報)는 17일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공산당 총서기직 인선이 결정되지 못했다고 쉬스민(徐四民) 정치협상회의(政協) 홍콩지구 상무위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徐상무위원은 16일 외빈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江주석의 당 총서기직 퇴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전체의 70%로 훨씬 많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당내 서열 2위인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완전 퇴진이 확정됐다"면서 "후계 진영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이 국가주석으로, 원자바오(溫家寶)부총리가 총리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일본의 도쿄(東京)신문은 베이징(北京)의 중국 및 서방 외교소식통을 인용, 江 주석이 당 총서기와 군사위원회 주석 직을 그대로 맡을 전망이라고 16일 보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朱 총리의 거취와 관련, 江 주석이 은퇴를 희망한 朱 총리에게 유임을 강력히 요청했고 朱 총리가 이를 받아들여 江-朱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신문은 또 李 전인대 상무위원장도 유임을 위해 뛰고 있으나 그의 처우는 결론이 나지 않아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湖 국가부주석은 상징적 자리인 국가주석만 이양 받고, 溫 부총리는 제1 부총리로 임명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들과 함께 차세대 지도자 3인 방의 한명으로 거론되는 江 주석의 측근 쩡칭훙(曾慶紅) 당 조직부장의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권력승계 작업의 난항 때문에 당초 9월 말에 열릴 예정이던 중국 공산당의 전당대회인 제16차 전국대표대회가 11월초로 연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관리들은 당 대회가 언제 열릴지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나 소식통들은 江 주석의 미국 방문이 10월말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11월 초에나 개최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이다이허 회의의 전반적인 분위기로 미뤄 江 주석의 권력 유지는 대세로 굳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 지도부의 세대교체는 당분간 미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江주석이 76세이고, 朱 총리가 유임되더라도 그 또한 73세의 고령이기 때문에 이 두 사람이 차기 임기 5년을 채우지 않고 도중에 권력을 이양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이 경우 江주석은 덩샤오핑(鄧小平)이 1987년에 했던 것처럼 다른 지위는 다 내놓고 당 국방위 주석직만 유지하는 '절반의 은퇴'를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경욱기자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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