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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다능한 TV속 작가 '아리영'…드라마작가 실제로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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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다능한 TV속 작가 '아리영'…드라마작가 실제로는 어떨까?

입력
2002.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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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서른이 되지 않았고 얼굴도 예쁘다. 초상화를 그려 선물할 정도의 그림 실력에, 음식도 잘하고, 드럼 연주, 살사댄스, 국선도 등 못하는 게 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다재다능하다.MBC TV 일일드라마 ‘인어아가씨’(극본 임성한, 연출 이주환)에서의 여주인공인 드라마작가 아리영(장서희)은 그렇다. 게다가 작가로서의 자존심은 다락처럼 높아 연륜많은 PD나 중견탤런트의 애를 먹이기 일쑤다.

친아버지를 빼앗아간 중견탤런트 수정(한혜숙)이 대사를 일부러 빼먹자 이를 지켜보던 아리영은 곧장 “작가가 필요해서 쓴 대사, 왜 임의로 막 빼냐”며 일침을 놓는다.

수정에게 촌스러운 파마 가발을 씌우는 설정을 고쳐달라고 부탁하는 PD에게는 “왜 연기자에게 끌려다니냐”며 “더 이상 원고를 쓰지 않겠다”고 고집을 꺾지 않는다.

연기자처럼 전면에 나서는 경우는 드물지만, 드라마를 생산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가. 인기드라마의 작가들의 실제 모습은 정말 이럴까? 드라마 연출자들은 “드라마 작가들은 대개 등장인물 속에 자신의 일부분을 반영한다”고 말한다.

결국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 결론. 제작진에 따르면 ‘인어아가씨’의 임성한, KBS2 TV 주말드라마 ‘내 사랑 누굴까’의 김수현, KBS1 TV 일일연속극 ‘당신 옆이 좋아’의 정성희, SBS TV ‘야인시대’와 KBS1 TV 대하사극 ‘제국의 아침’을 동시 집필하는 이환경씨는 스타일이 제각각이다.

▼ '인어...'임성한씨 노출 극도로 꺼려

‘인어아가씨’의 아리영은 작가 임성한(42)씨의 분신같다. 장서희는 “연기자가 대사를 빼먹는 걸 보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제작진에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점이 비슷하다”고 전한다.

임씨는 시청률 50%를 넘기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보고 또 보고’(1998년)를 집필한 인기 작가. 하지만 대본 연습에도 참석하지 않고, 연출자와도 팩스와 전화로 연락을 취할 정도로 노출을 꺼린다.

‘온달왕자들’에 이어 두번째로 임씨의 작품에 캐스팅된 장서희도 지금까지 두 번 밖에 만나지 못했을 정도. 이주환 PD는 “아리영처럼 임 작가도 작가로서 자존심이 강하다”고 말했다.

다만 요리나 음악 등 은아리영처럼 팔방미인인지는 워낙 사생활을 밝히지 않아 미지수. 이 PD는 “관련분야를 다룰 때 상당한 전문지식이 있어 취미가 아니라면 취재라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 꼼꼼한 성격 김수현씨

까다롭고 자존심 강하기로 알려져있는 ‘언어의 연금술사’ 김수현(60)씨. 속사포 같이 빠른 특유의 대사가 특징인 김씨는 조사 뿐만 아니라 띄어 읽기, 억양까지도 신경을 쓴다.

‘내 사랑 누굴까’의 박호경 조연출은 “대본연습때 보면 웬만한 연기자들보다 연기를 더 잘한다”고 전한다. 중견탤런트도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적하고 직접 대사를 읽어보인다.

연기자의 손동작까지도 대본에 적어주는 꼼꼼한 성격답게 연기자의 행동, 포즈, 감정까지 묘사한다. ‘내 사랑 누굴까’에서는 지연(이승연)과 닮은 점이 많다. 사소한 잘못도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꼼꼼하게 따지는 성격이 특히 비슷하다.

▼ 욕심 많지만 조용한 정성희씨

‘국희 ‘ ‘황금시대’등의 시대극을 집필한 정성희(37)씨는 시대적 분위기를 살리는 소품을 대본에 섬세하게 묘사하는 게 특징. ‘당신 옆이 좋아’에서도 극장 앞에 장발 단속하는 사람이 서있는 모습이나 잡상인이 파는 물건으로 양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대사에 관한한 까다롭지는 않다. 연기자의 애드리브를 존중해주고 한 달에 한번꼴로 참석하는 대본연습에서도 조용히 지켜보는 편이다.

이성주 PD는 “정성희 작가는 문희(하희라)와 재희(정혜영)를 반반쯤 섞어놓은 듯하다”고 말했다. 억척스럽고 욕심많은 건 재희를 닮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문희와 비슷하다는 것.

▼ 선이 굵은 스타일 이환경씨

‘야인시대’와 ‘제국의 아침’의 이환경(52)씨는 연출자를 편안하게 만드는 스타일이다. ‘야인시대’의 장형일 PD는 “이 작가는 대본을 넘기고 나면 모든 것을 연출자에게 맡긴다.

방영된 드라마를 보고도 특별히 지적하는 일 없이 거의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 굵은 작품 스타일과 대범한 성격에서는 ‘야인시대’의 주인공 김두한(안재모, 김영철)과 비슷하다고 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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