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삼성생명을 누르고 사상 첫 여자프로농구 챔피언에 등극했다.현대는 16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뉴국민은행배 2002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결정(5전3선승제)4차전에서 샌포드(19점 12리바운드)와 김영옥(15점)을 앞세워 삼성생명을 79_69로 꺾었다. 1패후 3연승을 거둔 현대는 이로써 프로출범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삼성생명은 용병들을 빼고 국내선수들로만 선발로 기용했다. 현대에 비해 높이에서 열세지만 토종선수들의 외곽포에 기대를 건 것. 시소 끝에 1쿼터를 23_21로 앞선 삼성생명은 2쿼터에 10점을 쏟아부은 변연하의 활약으로 전반을 46_41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김계령등 주전들이 파울트러블에 걸리는 바람에 현대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현대는 3쿼터부터 삼성생명의 골밑을 파고 들었다.
샌포드가 3쿼터 시작과 동시에 골밑슛을 연속으로 성공시켰고 진미정의 외곽포로 47_46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현대는 3쿼터 3분여를 남기고 연속 8득점, 63_55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플레이오프 MVP에는 현대의 가드 김영옥이 선정됐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박석원기자 spark@hk.co.kr
■MVP 김영옥 "11년만에 맛본 우승 너무 기뻐"
“춘천여고 1학년 때 이후 11년만의 우승이라 너무 기쁘다. 국가대표 가드로서 부산아시안게임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현대의 김영옥(28ㆍ사진)은 팀 내 최단신(168㎝)임에도 불구하고 별명인 총알처럼 쉬지 않고 상대 골밑을 휘젓는 공포의 가드.
우승의 고비가 된 3차전서 무려 35점이나 쓸어담아 2차 연장까지 가는 혈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4차전서는 3쿼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상대 포스트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그림 같은 드라이빙슛을 터뜨렸다.
김영옥은 1분 뒤 속공으로 전주원의 노마크 레이업슛을 어시스트, 63_55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작은 키에서 비롯된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정규리그에서는 평균 19.87점을 기록했다.
며칠 전 큰 사과 두개를 따는 꿈을 꿨다는 김영옥은 우승과 MVP의 감동을 동시에 맛보았다. 생선가게를 하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김영옥은 “어머니가 심장이 약해 직접 경기장에 나오시지는 못했지만 TV로 보셨을 것”이라며 “이렇게 뛰어난 체력을 주신 어머니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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