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상장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냈다고 한다. 코스닥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또 수익성은 높아지고 부채 비율은 낮아지는 등 기업 체질도 크게 개선됐다. 이는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고 내수가 호조를 보인데다, 기업들이 수익 위주의 경영에 치중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여기에 원화 절상에 따른 외화 관련 차익과 저금리 등도 한 몫을 했다. 이러한 기업들의 호조는 그 동안 지속해 온 구조조정이 상당한 결실을 맺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만족할 수만은 없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기업의 좋은 실적이 전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의한 것은 아니고, 수익 구조 또한 불안정하다.
사상 최대의 순이익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증가는 소폭에 그쳐 앞으로 내수가 위축되면 수익이 급격히 줄 가능성이 있다. 원화 강세에 따른 환 차익이 전체 순이익의 17%를 차지하는 등 기업 경쟁력과는 무관하게 발생한 이익이 적지 않다.
사상 최저의 저금리나 반도체 가격 반등 등도 외부 효과다. 여기에 지난해 상반기 정보통신 업종의 경기가 최악이었던 것에 따른 반사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이익을 낼 수밖에 없는 조건이 갖춰진 것이다. 삼성전자 한전 KT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 5대 기업의 순이익이 전체 순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것도 바람직한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하반기가 문제다. 상장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1분기에 비해 30% 가까이 줄었고, 코스닥기업은 50% 급감했다.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해 미국 경기의 부진으로 수출 회복이 지연될 경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사상 최대의 실적에 자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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