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밝혀"검찰과 경찰이 1987년 행방불명된 지 9개월 만에 경남 창원 불모산에서 유골로 발견된 대우중공업㈜ 노동자 정경식(鄭京植ㆍ당시 29세)씨 의문사를 무리하게 자살로 결론지은 사실이 드러났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1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유골이 발견된 토양에서 사체 부패 때 발생하는 유기물질이 다량으로 검출되지 않은 점, 목을 맨 끈에 혈흔이 없는 점 그리고 유골상태가 9개월간 동일 장소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국과수의 의견 등이 당시 수사팀에게 전달된 것을 확인했다”며 “수사팀이 이를 배척하고 정황증거만으로 무리하게 목을 매 자살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의문사위 관계자는 “당시 수사팀은 노조 활동을 해온 정씨가 사측 입장을 옹호하는 동료를 폭행하고 합의금 150만원이 없어 자살했다고 결론 내렸지만 당시 정씨의 통장에 800여 만원이 입금되어 있는 등 부실내지 은폐 수사의 혐의가 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의문사위는 정씨 사건을 지휘했던 최광태(崔光泰) 검사(현 대구고검 검사)에 대해 12일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지만 최 검사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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