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최근 우리 가요를 표절한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분노할 일임에 틀림없지만, 기자가 아는 출판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동남아를 중심으로 일었던 한류 열풍이 유럽에서도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조금은 반가운 현상으로 바라보았습니다.지난달 독일을 다녀온 기자의 동료도 엇박자 손뼉을 치면서 ‘대~한민국’을 외치는 현지인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높은 관심을 실감했다고 전해주었습니다. 물론 계기는 월드컵이겠지요.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에 맞춰 출판계에서는 최근 우리 출판을 해외에 본격적으로 소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국내 도서와 출판에 대한 종합 정보를 담은 영문판 잡지의 발행이 그것입니다.
출판계 대표들은 최근 김성재 문화관광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히고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출판계는 영문판 도서정보잡지를 해외의 한국학연구소나 유명 도서관, 저작권 관리업체, 주한 외국대사관, 외국에 있는 우리 대사관과 문화원 등에 배포하겠다고 합니다. 유명 도서전에서도 나눠주겠답니다.
외국에서는 자국의 출판 정보를 다른 나라에 소개하는 일을 오래 전부터 활발하게 벌이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프랑스에디시옹은 출판 수출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을 세우고 집행하는 정부기관인데 프랑스 서적을 많이 취급하는 해외 서점이나 프랑스어를 자국어로 옮기는 번역자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문화진흥사업을 하는 일본의 저팬파운데이션이라는 재단은 영문 도서정보지를 발행, 다른 나라의 도서관과 관련 단체 등에 배포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그동안 우리의 출판 문화를 해외에 전하고 출판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거의 없었습니다. 최근 들어 해외도서전 참가 때 간단한 영문판 도서 초록을 만들어 돌리는 정도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영문판 잡지를 내겠다는 계획은 늦었지만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여력이 있다면 인터넷시대에 걸맞게 종합적인 영문 도서정보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등의 추가 사업도 뒤따라야 하겠습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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