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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만화 '쥬신'으로 인기끄는 이태호씨 "내가 바로 충무공의 직계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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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만화 '쥬신'으로 인기끄는 이태호씨 "내가 바로 충무공의 직계후손"

입력
2002.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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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단행본 1, 2권이 나온 판타지 만화 ‘쥬신’(대원씨아이 발행). 몇 페이지를 읽다 보면 도대체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해진다.첫 컷부터 끝까지 온통 펜이 아닌 4B 연필로만 그렸기 때문이다. “24시간 쉬지않고 그려야 2페이지 밖에 못 그린다. 그러나 연필로 그릴 때 진짜 그리는 맛이 느껴진다”는 것이 작가 이태호(34)씨의 설명이다.

‘쥬신’은 부드러운 연필의 매력에 SF적 상상력과 판타지가 돋보이는 작품. 조선의 이두식 발음을 제목으로 삼은 ‘쥬신’은 1930~45년 일제치하 조선을 배경으로 쥬신 백성의 기가 백두산 천지에 모여질 때 거북선이 솟아오른다는 신화 같은 내용을 다룬다.

과부하로 폭주하는 거북선, 하늘을 나는 거북선에서 쏟아져 내리는 레이저 빔, 공중 부양하는 일본 오사카 성(城) 등 화려한 화면 구성이 압권이다. 주인공은 이순신 장군의 부러진 칼을 우연히 갖게 돼 훗날 부활할 거북선을 조종하게 되는 소년 신.

“허영만 선생님(‘각시탈’) 이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일제치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본격 그림작업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했지만 자료조사만 7년이 걸린 작품입니다.

주인공 신이 생체실험으로 유명한 731부대의 마루타 출신이라는 점, 일본제국 기계화 병사들이 군위안부를 대하듯 젊은 쥬신 여성의 기를 흡수해 파워를 높이는 점 등 곳곳에 역사적 근거와 자료가 숨어있습니다. 앞으로 10년 이상 그릴 계획입니다.”

노란 염색 머리에 깊숙이 눌러쓴 모자, 그리고 힙합 바지. 외모로만 보면 작품 내용과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그가 이처럼 민족주의적인 작품을 하는 이유는 뭘까. 대답은 이외로 간단하다.

“제가 충무공의 직계 후손이거든요. 덕수 이가 정정공파 37대손입니다. 제 작품으로 일본만화에 맞선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이씨는 이 대목에서 안타까운 국내 만화현실에 대해 숨은 속내를 드러냈다. 1992년 만화잡지 ‘소년챔프’ 신인공모를 통해 데뷔한 후 ‘블랙 코브라’ ‘레드’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 만화계를 접해온 그다.

“툭하면 ‘모방범죄의 산실이다’라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하는 게 만화죠. IMF 이후 국내 만화시장은 죽었습니다. 만화 30권이 통째로 담긴 불법CD가 불과 몇 백원에 거래돼요. 5년만 있으면 국산만화는 씨가 마를 겁니다.”

그래서 그는 이러한 한을 발산하기 위해 힙합을 선택했다고 했다. 지난해 인기만화 ‘힙합’의 작가 김수용과 함께 힙합 음반 ‘WE 마나가’(우리는 만화가)를 취입한 것.

“제작사 사정 때문에 아직 출시는 못했지만 그 음반에는 젊은 한국 만화가들의 염원 같은 것이 담겨있습니다. 만화가 당당한 문화의 한 분야로 대접 받는 그날이 올 때까지 노래, 방송 출연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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