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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의 한심한 내분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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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의 한심한 내분 사태

입력
2002.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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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창당을 놓고 내분을 거듭하는 민주당의 현주소는 오합지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구체적 정치개혁의 비전을 제시하고, 뼈를 깎는 자성의 모습을 보여도 될까 말까 한 데 하는 짓들이 시정잡배만도 못하다.국민경선으로 뽑은 후보를 당선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물러나라는 민주주의의 기초도 모르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목소리 큰 인사들이 지도부 공백의 틈새를 철저히 유린하고 있다. 명색이 과거 집권 여당이고 한때 새 천년의 정치를 주도하겠다고 나선 정치집단치고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패배주의의 늪에 빠져 활로를 모색하는 것 까지는 좋으나, 최소한의 금도는 지켜야 한다. 절차상의 근본 예의와 상식 수준의 토론 문화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16일 신당의 진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국회의원ㆍ지구당 연석회의는 민주당이 ‘콩가루 집안’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친노(親盧)와 반노(反盧)진영, 그리고 중도 관망파 사이에서 시종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고, 명색이 중진이라는 안동선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노무현 후보와 한화갑 대표 등 지도부의 인책사퇴를 요구한 뒤 탈당을 선언했다. 나가기로 작정한 사람이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사리에도 맞지 않는다.

민주당은 신당 창당은 고사하고 자기문제 하나도 제대로 정리 못하는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인제 의원측이 지난 대선에 이어 또다시 경선불복을 공공연하게 거론하고 있고, 이에 노무현 후보측은 “나갈 사람은 차라리 빨리 나가라”고 정면 돌파 태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와 중도 관망파는 ‘단결 만이 살 길’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현실은 전혀 딴판이다. 민주당이 ‘단결’이라는 당위와 ‘내분’이라는 현실을 어떻게 추슬러 나갈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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