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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열풍…"몸꼬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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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열풍…"몸꼬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입력
2002.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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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헬스광이었던 디자이너 이정우씨는 최근 요가로 종목을 바꿨다.요가는 몇 년전부터 조금씩 익혀왔지만 격렬한 운동이 아니라 큰 매력을 못 느꼈었는데 최근 고질병인 목 근육의 통증 때문에 요가를 다시 시작한 후 육체와 정신의 합일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요가의 매력에 새롭게 눈을 떴다.

“파리컬렉션을 앞두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 잠깐씩 요가를 했는데 육체는 물론 정신까지 휴식을 취하는데 그만한 운동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헬스는 헬스장에 가야하지만 요가는 기본동작만 배워두면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그동안 가끔씩 수련하는데 그쳤지만 앞으론 정진해볼 생각입니다.”

홍보전문가이자 문필가로 널리 알려진 조안리씨도 최근 요가의 매력에 푹 빠진 유명인사중 하나다. 지난해 과로로 뇌출혈을 일으켜 뇌수술을 받는 등 개인적 불행을 겪은 그는 미국 보스턴으로 건너가 명상보다는 수련에 좀 더 치중하는 미국식 요가수행법을 배우고 왔다.

“요가를 통해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받아들이는 여유를 얻게 됐다”는 것이 조안리씨가 밝히는 요가생활의 즐거움이다.

올해 요가가 빅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비단 유명인사나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계 사람들 뿐 아니라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요가의 저변이 급속히 넓어지고 있다. 한국요가협회에 따르면 올해 요가수련인구는 줄잡아 100만명.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했으며 요가전문 센터는 물론 요가 프로그램을 개설한 백화점이나 호텔 운영 피트니스클럽에 이르기까지 요가강습소도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다.

■관련상품도 봇물

요가관련 상품들도 속속 등장, 광범한 시장성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말 SBS 오락프로그램 ‘장미의 이름’에서 요가코너를 진행, 요가 대중화의 주역으로 떠오른 요가강사 원정혜(34ㆍ고려대 이학박사)씨가 최근 펴낸 요가비디오는 출시 1주일만에 200세트가 팔려나가는 큰 호응을 얻었다.

비디오 출시사인 비엠코리아 정세연씨는 “별다른 홍보나 광고 없이 그냥 인터넷 쇼핑몰에 올렸을 뿐인데도 판매가 너무 좋아 놀랐다”고 말했다.

자연과의 합일을 주장하는 요가의 기본원리를 좇아 ‘오리진스’ ‘키엘’ ‘바디숍’ 등 자연친화주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엔 국내 최초의 요가전문을 표방한 의류라인까지 등장했다.

토종 힙합브랜드로 유명한 ‘MF!’가 올가을 신상품으로 이달부터 시판하고 있는 여성용 요가전문 라인이 그것.

지난해 세계적인 슈퍼모델 겸 사업가 크리스티 털링톤이 미국 뉴욕에서 첫 선을 보여 화제를 모은 요가전문 브랜드 ‘순다리’(Sundari)를 벤치마킹했다.

‘MF!’ 홍보실 조진현 팀장은 “젊은 여성 요가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의 패션마인드를 충족시킬 만큼 기능성은 물론 패션성을 겸비한 요가복이 없는 상태”라며 “수련 중에도 개성 표현이 가능하며 일상 캐주얼로도 손색이 없는 상품을 요구하는 요가인구가 많아 시장성은 매우 밝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올 겨울이나 내년 봄부터는 요가용 매트와 목침 등 요가용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요가전문을 표방하지는 않았으나 ‘BNX’ ‘A6’ ‘EXR’ 등 기존 영캐주얼 브랜드들이 여름시즌부터 다투어 요가에서 영감을 얻은 피트니스 라인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레노마짐’ ‘나이키’ 등 스포츠의류 브랜드들도 요가와 관련된 아이템들을 한두개씩 내놓고 있다.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도 한몫

최근 1년 사이 갑작스럽게 달아오른 국내 요가 붐은 굳이 따지자면 해외소식에 밝은 트렌드 리더들로부터 시작됐다.

동양적인 젠(Zenㆍ선)사상에 매혹된 미국 뉴욕커들이 요가를 정신과 육체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수련의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활용한다는 사실이 지난해 시사주간지 타임 7월호 커버스토리로 다뤄지고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영화배우 알리 맥그로우와 줄리아 로버츠, 가수 마돈나, 디자이너 도나 카란 등이 요가의 신봉자들로 소개되면서 요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스타와 엘리트 전문직 종사자들의 취미’라는 인식이 요가를 띄운 결정적인 요인이 된 셈이다.

라이센스 패션잡지 ‘보그’의 조명숙 차장은 “육체적인 강인함을 추구하는 헬스와 달리 요가는 정신적인 수양에도 관심을 쏟는다는 측면에서 패션피플들에겐 좀 더 상류층의 문화인듯한 후광효과를 준 것 같다.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트렌드리더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요가와 헤나 같은 인도식 심신수련이나 의식에 관심을 표명하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말한다.

다이어트에 대한 높은 관심도 요가 대중화에 큰 몫을 했다. SBS의 건강요가코너에서 피트니스의 일종으로서 실용요가를 재미있게 소개한 데다 탄력넘치는 몸매의 진행자 원정혜씨가 요가수련으로 20kg넘게 살을 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요가는 심신수련을 통해 쉽고 안전하게 살을 빼는 효과적인 운동법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요가의 최대 수련층이 20~30대의 젊은 직장인 여성으로 채워진 것은 이 때문이다.

■"마음공부가 우선입니다"

호흡과 명상, 수련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건강법으로 제대로 요가수행을 하는 사람들은 최근의 요가 붐에 대해 한편 반가워 하면서 한편 걱정도 크다.

원정혜씨는 “명상과 스트레칭을 통해 심신의 평화를 찾는 마음공부가 우선인데 최근의 생활요가는 다이어트 효용 부분만 지나치게 강조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또 이정우씨는 “생활은 전혀 요가정신에 맞지않게 하면서 요가동작만 따라 한다고 수련이 되겠는가”고 반문하면서 “한동안 와인바나 시가바 열풍이 불었지만 정작 와인을 제대로 공부하고 음미할 줄 아는 문화가 형성된 것은 아닌 것처럼 이번 요가붐도 수박 겉핥기식의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까 염려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성희기자summer@hk.co.kr

■요가 옷차림 이렇게

요가의 본고장인 인도에서는 ‘요가할 때는 속옷만 입으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몸을 구속하지않는 가볍고 편안한 옷차림이 좋다는 뜻이다. 원정혜씨는 “요가에는 다리를 들어올리거나 물구나무를 서는 등 인체를 뒤트는 동작이 많다. 이때 몸을 충분히 보호하면서 정신을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지않도록 장식은 최소화한 디자인의 옷이 알맞다“고 말한다. 다음은 원씨가 말하는 요가복의 조건.

1. 배꼽티는 입지않는다= 명상보다 피트니스를 강조하는 미국식 요가에서는 배꼽티나 탱크탑이 자주 요가복으로 사용되지만 정통 요가에서는 복식호흡을 하기 때문에 기혈이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배꼽주위를 따뜻하게 가려주는 옷을 착용하는 것이 원칙.

2. 상의는 적당히 밀착되어야한다= 상체를 구부리고 허리 아래로 내리는 동작이 많아서 상의 폭이 넓을 경우 옷이 말려올라간다.

3. 네크라인은 많이 파진 것이 좋다= 턱을 끌어당겨 가슴에 대는 동작이 많은데 옷깃이 높이 올라올 경우 목의 갑상선과 뒷목의 경추를 자극해 군살이 배기고 기 흐름을 방해한다.

4. 발목과 허리부분은 부드러운 고무밴드 처리한다= 발목 부분이 넓으면 다리를 어깨위로 들어올리는 동작에서 바지가 말려 올라간다. 허리를 끈으로 묶는 스타일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옷들은 엎드린 동작에서 끈매듭이 배를 자극해 안좋다.

5. 주머니는 생략한다= 바지나 상의에 주머니가 달린 옷들은 몸에 걸리적거리기 때문에 수련을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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