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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싶·다 - 9·11직격탄…항공수요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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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싶·다 - 9·11직격탄…항공수요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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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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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를 이용한 9ㆍ11 테러가 정작 미국 항공산업을 무너뜨리고 있다.”9ㆍ11 테러 이후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미국 7위의 항공사인 US항공이 파산보호신청을 한 데 이어 2위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A)마저 14일 파산 가능성을 밝혔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AA)도 적자 만회를 위해 대규모 인원 감축과 항공기 운항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 항공업계의 적자는 계속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줄지은 파산 신청

UA의 잭 크레이튼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비용을 대폭 줄이는 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회사의 장래를 보장하고 영업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파산보호 신청 뿐”이라며 올 가을 파산 가능성을 밝혔다.

그는 “4ㆍ4분기에 만기 도래하는 채무는 8억 7,500만 달러이지만 채무 상환을 위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이튼 회장은 “연방정부로부터 18억~20억 달러의 자금 지원을 기다리고 있으며 노조와도 비용 절감을 위해 30일 기한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전망은 밝지 않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UA의 주가는 전날보다 10.58%(0.29달러) 급락한 데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도 36%의 폭락세를 나타냈다. UA가 파산보호 신청할 경우 규모는 세계 항공업계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UA는 지난해 21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8억 5,1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미국 1위 항공사인 AA도 전날 수익 악화를 견디지 못해 내년 3월까지 7,000명을 감원하고 현재 운항 중인 포커 여객기 74대를 퇴역시킬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또 35대의 신규 여객기 주문을 취소하고 운항 편수도 대폭 줄이기로 했다. 9ㆍ11 테러 이후 AA와 UA의 감원 규모는 모두 4만 명에 이른다.

이에 앞서 11일 US항공이 버지니아주 동부지방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제기했다. US항공은 자산 규모가 78억 1,000달러이며 부채는 자산보다 많은 78억 3,000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21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US항공은 9ㆍ11 테러 직후 워싱턴에 대한 테러 위협을 우려한 정부 당국이 3주간 거점 공항인 레이건 내셔널 공항을 폐쇄한데다 이후에도 이 공항을 이용한 비행 편수를 줄이는 바람에 큰 타격을 받았다. 군소항공사이지만 뱅가드 항공과 미드웨이 에어라인 등도 지난 해 파산했다.

▼얼마나 위기인가

미 항공산업의 위기는 기본적으로 승객 수요가 급감한 데서 비롯했다. 테러를 우려한 국민들이 비행기 여행을 기피하면서 탑승객이 테러 전보다 18% 이상 줄었다. 유럽 항공사들은 9ㆍ11 이전 수준으로 돌아섰지만 미국 항공사들은 성수기인 올 여름에도 휴가객들이 대부분 자동차를 이용해 떠나는 등 급격한 수익 감소에 직면했다. 여기에 각 항공사들이 항공료를 내리는 출혈 경쟁에 나서 위기를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미 항공업계는 지난해 110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 2ㆍ4분기에만 14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여파는 거대 항공사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미국 3위인 델타항공은 2ㆍ4분기 순손실이 지난해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억 8,600만 달러였고 AA는 4억 9,500만 달러, UA항공은 3억 4,1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콘티넨털 항공은 1억 3,900만 달러, 노스웨스트 항공은 9,300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

미국 정부는 항공업계의 요청에 따라 대출 50억 달러, 대출보증 100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자금 지원에 나섰지만 인원 삭감 등 구조조정을 전제로 내거는 바람에 현재까지 지원 받은 곳은 아메리카 웨스트 한 곳뿐이다.

US항공과 UA가 각각 정부에 신청한 9억 달러와 18억 달러의 대출 보증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20% 이상의 감원을 해야 하나 노조의 반발이 거세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UA항공의 경우 조종사 등 직원이 전체 주식의 55%를 갖는 등 자발적인 감원은 어려운 상황이어서 파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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