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신사복의 키워드는 ‘우아함’이다. 주7일 근무제의 확산으로 캐주얼웨어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지만 그 반동 탓인지 정통 신사복 시장은 더욱 클래식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추세다.고전으로의 회귀는 지난해부터 뚜렷해진 보보스족의 등장이 그 배경을 이룬다.
IT산업의 하락세와 함께 맹목적인 브랜드광이면서 캐주얼웨어의 신봉자들이었던 닷컴족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품질우선의 가치지향주의자이며 감도와 개성을 추구하는 보보스족이 채우면서 신사복에도 소재의 고급화와 고전의 엘레강스한 멋을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고전미를 살려내는 디자인 포인트로는 몸매의 곡선을 부드럽게 살려주는 영국식 재단에 다소 길어진 쓰리버튼 상의, 아래로 갈수록 폭이 조붓해지는 바지, 더욱 차분해진 색감, 각종 스트라이프(줄무늬) 패턴의 현저한 증가 등이 눈에 띈다.
제일모직 ‘갤럭시’ 디자인실 이은경 실장은 “영국식 재단은 재킷 허리선을 넣지않아 펑퍼짐한 느낌의 이탈리아나 미국식 수트가 대세였던 정통 신사복 시장이 젊어지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다”고 말한다.
엉덩이를 완전히 덮어내린 다소 긴 재킷에 허리선 다트를 넣고 대신 뒤트임을 뒷자락 가운데나 양 옆에 넣어 활동성을 부여한다. 역시 슬림하게 떨어지는 바지와 함께 전체적으로 인체의 곡선을 부드럽고 날렵하게 표현해내는 것이 특징이다.
색감은 다채로운 갈색 계열의 강세와 더불어 검정계열의 꾸준한 인기가 점쳐진다.
LG패션 ‘마에스트로’ 디자인실 고기예 실장은 “클래식한 스타일이 이번 시즌엔 전통미에서 현대적인 멋까지 다양하게 표현되면서 색감은 카푸치노색 같은 옅은 브라운에서 코코아색, 밀크 브라운, 주홍색이 가미된 갈색 등으로 다양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한다.
소재의 고급화도 두드러진다. 캐시미어와 실크는 물론 알파카 같은 희귀소재도 사용되고있다. 또 패턴은 민무늬 소재가 줄어드는 대신 스트라이프 소재가 광범위하게 부상해 세련되고 젊은 느낌의 촘촘한 스트라이프부터 중후한 느낌의 폭 넓은 스트라이프까지 다양하게 등장했다.
결론적으로 올 가을 멋쟁이가 되려면 줄무늬가 있는 감색이나 짙은 커피색 계열의 정장 한 벌쯤은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줄무늬는 가능하면 선명한 것이 세련된 느낌을 준다. 또 유색 셔츠보다는 화이트 셔츠를 받쳐입는 것이 클래식한 멋을 더한다.
/이성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