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거대 담배회사들이 1980~90년대 매출에 악영향을 끼치는 금연보조제를 생산하던 제약사들에게 재정적인 압력을 가해 금연선전의 톤을 낮추거나 중단하도록 종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14일 발표된 미 의학협회지 보고서에 따르면 마리온 메렐 다우라는 제약사가 80년 금연껌 ‘니코렛’ 시판과 함께 의사들에게 각종 금연 교육자료를 만들어 배포하자 당시 모회사 다우 케미칼로부터 800만 달러 규모의 화학 제품을 사들이던 필립 모리스는 계약 중단을 암시하며 금연 캠페인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다우사는 얼마 후 교육자료 생산을 중단했고 오래지 않아 껌 생산 라인마저 매각하고 말았다.
필립 모리스는 또 90년대 초 피부착용 금연패치를 생산하던 ‘시바-가이기’(현 노바티스)사에도 압력을 넣어 상품 선전에서 ‘금연’이란 문구를 삭제시켰다. 이같은 사실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담배회사의 98년 흡연소송 자료에 포함된 당시 내부 메모를 통해 드러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캘리포니아 대학의 리사 베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담배회사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이용해 공중 보건을 해쳐왔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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