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잠에서 깨어나 이 딸의 말을 들어주십시오.”몽양 여운형(呂運亨) 선생의 둘째 딸인 여원구(呂鴛九ㆍ74)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의장이 14일 서울 강북구 수유리 부친의 묘소 앞에서 오열을 터뜨렸다.
몽양 선생의 4남 3녀 중 유일하게 생존한 자녀인 여 의장은 이날 오후 6시 50분께 8ㆍ15민족통일대회 남북 대표단과 수행원 등 30여명과 함께 부친의 묘소를 방문, 30여분 동안 참배했다.
이화여전(이화여대의 전신)을 다니던 1946년 월북, 56년 만에 8ㆍ15민족통일대회 참가차 서울 땅을 다시 밟은 여 의장. 인천공항에서부터 좀처럼 입을 열지 않으며 냉정함을 유지하던 그는 부친의 묘 앞에서는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여 의장은 “반세기 넘어 고령의 몸을 이끌고 온 이 딸을 용서해달라”며 즉석에서 원고도 없이 부친에 대한 추모사를 10분여 동안 읊었다.
정원수 기자
noblelia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