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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에게 듣는다/한나라당 서청원 대표-"권력비리추궁 미뤄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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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에게 듣는다/한나라당 서청원 대표-"권력비리추궁 미뤄선 안돼"

입력
2002.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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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지방선거에 이어 8ㆍ8 재보선에서도 압승, 원내 과반수를 확보하면서 정치적 위상이 한 단계 높아졌다.또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당내의 잡음이 사라지고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전과는 다르다.

그러나 연말 대선을 앞두고 가파른 대치 정국을 관리해 가야 하는 책임의 문제도 작지 않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를 14일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만났다.

_원내 과반 정당으로서 우선 치중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재보선 직후 권력 비리 및 공적자금 문제에 대한 철저한 추궁을 공언했는데 단독으로라도 밀어 붙일 것인가.

“권력 비리나 공적자금 비리 의혹은 반드시 국회가 규명해야 한다. 국민의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특히 공적자금 문제는 민주당과 합의가 어려우면 단독으로라도 처리해야 한다. ”

_시한을 정해두었나.

“8월에 하지 않으면 시간 여유가 없다. 현재 민주당과 접촉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안

되면 자민련, 무소속과도 협의하겠다. 이번 주에는 충분한 절차를 밟겠다. 그래도 합의

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주쯤에는 단독으로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_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을 어떻게 보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신당이라는 탈을 쓰고 국민을 호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서 보고 있다.”

-신당 추진 작업의 전망은.

“내분도 끊이지 않고 해서 잘 돼 가는 것 같지 않다. 배가 산으로 가는지 바다로 가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_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향후 행보에 대한 전망은.

“정 의원이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는 잘 모르겠다. 문제는 국민이 과연 정부의 특혜로 성장한 재벌의 2세가 아버지의 전철을 밟는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이다.”

_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정 의원 중 누가 더 이회창(李會昌) 후보에 위협적이라고 보나.

“생각해 보지 않았다. 가정해서 생각할 필요도 없다. 양대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 의사가 확연하기 때문에 누가 더 만만한 상대일까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정정당당하게 정책을 펴고 겸허하게 해 나가면 누가 상대로 나오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_ 이 후보와 노 후보, 정 의원이 나서는 3자 대결이 가장 유리하다고 보나.

“어떤 쪽이 유리하다, 불리하다는 식의 얘기도 아직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_ 지방선거와 재보선 압승이 반사이익에 따른 것일 뿐 이회창 후보나 한나라당 자체의 흡인력은 없었던 것 아닌가.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해서는 안된다. 국민의 지지에는 ‘이 정권은 이제 안되겠다, 한나라당 당신들이 잘해 달라’는 격려성 요구도 포함됐다고 본다. 단순한 반사이익이 아니다.”

_이 후보의 독자적 흡인력을 어떻게 끌어 올릴 것인가.

“그 동안 이 후보가 선거 지원에 매달려 왔지만 이제는 우리당의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 속으로 파고 들어갈 것이다. 각종 정책 현안을 겸허하게 듣고 대안을 내 놓는 방향으로 이 후보가 노력하리라고 본다.”

_ 이 후보에 대한 지지는 상당 부분 지역감정이 개재한 반(反) DJ 정서에 기반한 것 아닌가.

“지역감정은 우리 정치의 고질병이다. 이 정권도 해소하지 못했다. 또 영남이 우리당을 가장 많이 지지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 후보만 지역감정의 특혜를 본다거나 반사이익을 누린다는 지적은 말이 되지 않는다. 역대 어느 후보나 음으로 양으로 영향을 받았고 지역별로 표의 가중치가 있었다.

_연일 공작 정치를 주장하는데 근거가 있나.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6월 하순 청와대에 다녀 온 후 여러 가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탈당했지만 민주당과 연계하지 않고는 국정을 끌어 갈 수 없다. 모든 것이 청와대와의 교감 위에 이뤄지고 있고 구체적 증거도 있다. ”

_ 어떤 증거인가.

“자세한 내용은 지금 밝힐 수 없다.”

_ 최근의 남북 관계 진전을 왜 공작 측면에서 보는가.

“우선 서해교전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책임자 처벌 등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대북 관계 개선을 서두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경평축구니,아시안게임이니 하면서 국민을 교란하려고 하는 데서도 의도가 느껴진다.

스포츠 행사를 두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어 말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민주당 한 대표의 방북계획은 우리가 이미 폭로해서 진행되지 못하고 있지만 정당의 대표가 북한에 간다면서 청와대나 국정원과의 교감 없이 추진할 수 있나.”

_ 앞으로도 ‘신북풍’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는가.

“여러 가지 짚이는 것이 있지만 다 말할 수는 없다. 그 중 하나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이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현정권은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속도를 조절해 다음 정권에 맡겨야 한다.

더욱이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아 대통령도 모르는 가운데 정략적 움직임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_이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는데.

“병풍은 분명히 조작된 정치 공작이다. 현정권이 파헤칠 대로 파헤쳐도 나오지 않자 전과자인 김대업이란 사람을 내세웠다. 기결수에 사복을 입혀서 수사를 시키는 등 법치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을 한 사실을 국민이 다 알고 있다.

빨리 매듭짓지 않고 질질 끌면 뭐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조속히 매듭해야 한다. 언론이 독자적으로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주장을 그대로 전하고, 저쪽에서 이미 끝난 일을 자꾸 부풀리기 때문이지 우리의 대응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_ 이 후보와의 호흡에 문제는 없나.

“우리의 가장 큰 과제는 12월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다. 그를 위한 후보가 결정된 만큼 후보를 위해 당력을 모으는 것은 당연히 대표가 해야 할 일이다. 지금까지 한번도 의견 충돌이 없었다. 대표가 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모든 문제에 이견이나 갈등이 없었다.”

_ 이 후보가 악역을 서 대표에게 미루는 것은 아닌가.

“악역이 아니다. 당이 뽑은 후보와 관련된 문제는 당이 하는 것이지 후보에게 다 맡길 수 없다.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

_ 이 후보가 당무에 일일이 간섭하지는 않는가.

“당무는 내가 알아서 차질 없이 처리해 왔다. 일일이 후보의 지시를 받는 대표라면 하지 않았을 것이다. 봐서 알겠지만 그날 그날의 정국 대응은 내가 연구해서 끌고 가는 것이다.

그래야 후보가 안심하고 당무 외의 일에 치중할 수 있지 않느냐. 혼자서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는 최고위원이나 간부들하고 의논해 결정해 왔다. 중요한 문제는 더러 후보와 상의하기도 했다.”

_ 비주류 포용 복안은.

“비주류라는 말이 김덕룡(金德龍) 의원 등을 지칭하는 듯한데 8ㆍ8 보선에서 모두 당을 위해 열심히 일해 굳이 그런 구분을 할 필요가 없다. 협조가 잘 되고 있고 내가 자문도 구하고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황영식기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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