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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기자의 컷] 연예계 '이너서클' …그들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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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기자의 컷] 연예계 '이너서클' …그들의 우정

입력
2002.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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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연예계는 ‘이너 서클’이 발달한 곳이다. 한마디로 철저히 ‘우리 사람’이라는 믿음이 생기지 않으면 매우 친해지기 힘들다. 그래서 친한 사람끼리만 밥 먹고, 술 먹고, 영화 보러 다닌다. 남녀가 결혼할 생각 없이 만날 수도 있고, 진짜 오빠 동생으로 지낼 수도 있지만 수많은 연예지와 오락프로에서 밥 한번 먹은 것 만으로 대서특필하니 그들로서도 비밀을 지키는 데 혈안이 될 만하다.그래서 유난히 ‘친한 형’과 ‘아끼는 동생’이 많은 게 영화계이기도 하다. 12일 열린 ‘패밀리’ 시사회장. 주연인 윤다훈은 함께 출연한 김민종이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경영 선배님의 결심 공판이 있는 날이라 막내는 그곳에 들렀다 끝나고 같이 올 겁니다.” 이경영은 미성년자 매매춘으로 기소된 상태. 이경영이 무슨 애국지사라도 된 양 비장한 목소리로 그의 소식과 그들의 우정을 전하는 장면은 보기 좋지 않았다.

그러나 연예계 우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지속성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사람이 많다. ‘피를 나눈 형제같다’는 수식이 붙었던 곽경택 감독과 영화배우 유오성이 서로 외면하는 사이가 된 것도 한 예.

곽경택은 ‘친구’를 통해 유오성을 ‘최고’ 배우로 만들었고, 유오성은 그에 화답하듯 ‘챔피언’을 위해 몸 만들고, 연기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문제는 역시 돈이었다. 영화사와 협찬사가 협약을 맺고, 유오성의 이미지를 광고에 쓰자 유오성이 ‘초상권 침해’라며 영화사에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 타협의 여지는 없어보인다. 감독은 영화 상영 중 소송을 제기한 배우가 원망스럽고, 배우는 자기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 같아 화가 났다.

배우란, 그야말로 ‘몸’(‘추상적인 ‘이미지’역시 역시 포함된다)으로 때우는 직업. 몸이 곧 부가가치의 원천인 배우들과 그들을 ‘산업재’로 활용해야 하는 이들 사이에는 늘 균열이 일어난다.

뜨고 지는 배우들끼리 이합집산하는 것은 더 심하다. 금새 친해졌다 찢어지기 일쑤다. 그러고 보니, (잘생긴) 몸이 아니라 (튼튼한) 몸의 노동으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지나친 미모는 우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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