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목동병원 윤하나씨“국내 비뇨기과가 생긴지 반세기가 넘었는데도 교수로서 강단에 선 여성이 없다는 현실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그 동안 국내 의료분야 중 유일하게 ‘금녀의 영역’으로 남아 있던 비뇨기과에 최초의 여성교수가 탄생했다.
최근 이화여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로 임명된 윤하나(32)전문의. 1994년 이 대학 의대를 졸업한 뒤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99년 3월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비뇨기과 부문의 ‘여성 1호’다.
윤 교수가 비뇨기과에 도전한 것은 지도교수인 권성원(62) 박사의 권유 때문. “출산 후 생식 및 배뇨질환 등을 겪는 여성들이 비뇨기과에 가기를 꺼린다며 권박사님이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에 도전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 산부인과 전문의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환경도 마음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여성 환자들이 전문적인 치료를 포기하는 현실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물론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그는 “레지던트 1년차 시절 비슷한 또래의 남성 환자가 진료부위를 드러내기를 거부해 ‘여자가 아닌 의사로 봐달라’며 설득, 하루 만에 진료부위를 볼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윤 교수는 “항상 ‘여성 1호’라는 꼬리표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주위의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많은 제자들을 키워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교수는 새 학기에는 수련의 실습교육을 맡고 내년 1학기부터 본격적으로 강단에 선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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