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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급회담 이틀째/'경의선 일정' 심야접촉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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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급회담 이틀째/'경의선 일정' 심야접촉서 돌파구

입력
2002.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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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급회담 이틀째인 13일 남북 대표단은 이번 회담의 최대 쟁점인 경의선 철도ㆍ도로 연결사업의 착공에 의견을 접근시키면서 회담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남측수석 대표인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그간 남북간에 5번의 경의선 연결 합의가 있었지만 현재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북측을 강하게 압박했다.

‘합의만 있었지 이행은 없었던’ 대표적 사업인 경의선 연결문제를 이번 기회에 매듭짓고자 하는 정부의 절박한 심정이 담긴 발언이다.

정부가 경협추진위를 열어 경의선 문제를 논의한다는 식의 공허한 합의 대신 공동보도문에 ‘경의선 9월 착공’ 또는 ‘연내 완공’의 문구를 명기하자는 방안을 북측에 제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에 북측은 착공ㆍ완공 시기 명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경추위를 통해 경의선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을 제시하면서 방어벽을 쳤다.

하지만 남측의 공세가 완강하자 북측은 이날 낮 동안에는 경의선 연결에 필요한 ‘비무장지대 안 안전보장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를 발효시킬 군사실무회담을 열기 위해서는 군 당국에 ‘건의’하는 형식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한발 물러섰고, 심야 실무대표접촉에서는 군사실무회담 개최에 동의하는 태도를 내비치기 시작했다.

이러한 북측의 태도변화는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게 회담장 주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 관측통은 “미국은 경의선 연결사업을 단순히 남북경협차원에서 보지 않고, 남북 비무장지대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완화측면에서 바라본다”면서 “북한은 미국이 북미대화 재개에 앞서 경의선 사업 진행여부를 지켜볼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번에 사실상 합의된 대북 쌀 지원과 경의선 연결사업문제를 연관 지으면서 쌀과 경의선 사업착공과의 빅딜이라는 측면에서 회담 결과를 해석하고 있다.

한편 북측은 서해교전사태 후 개최 필요성이 더욱 커진 군 당국간 회담 개최 문제에서는 여전히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태도는 김령성 북측 단장이 12일 전체회의에서 “서해교전에 입장을 밝히라는 남측의 요구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 맥락이 닿아있는 듯 하다.

정부가 이번 회담에 앞서 군사당국 간 대화 재개와 경의선 재개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혀온 점을 되새겨보면, 이번 회담은 ‘절반의 성공’에 그칠 것 같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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