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울 때나 매서운 추위가 엄습할 때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골프연습장에서 사람들이 하나같이 스윙을 익히는데 여념이 없는 것을 보게 된다.골프를 가르치는 사람들도 덩달아 교과서적인 스윙을 하라고 강요하듯 가르친다. 하지만 배우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사람 모두 골프스윙에서 골프클럽이 차지하는 의미를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역사를 보면 골프클럽의 발전에 따라 스윙이 변해 왔음을 알 수 있다. 흥미롭게도 스윙에 따라 클럽이 진보했다는 경우는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클럽이 진보했기 때문에 그 효과를 충분하게 끌어내기 위해 골프스윙이 변했던 것이다.
단적인 예가 히고리샤프트와 스틸샤프트의 발달사이다. 히고리샤프트는 1880년께 퍼시몬헤드와 함께 로버트 호건이라는 사람이 발견한 것이다.
히고리 이전의 샤프트는 잘 휘어지는 유실수의 가지가 사용됐다. 당시 샤프트가 지나치게 휘어지지 않도록 톱에서 8자를 그리는 듯한 움직임으로, 두 손으로 새를 쥐고 있는 듯이 그립을 하고 볼을 쳤다.
히고리샤프트는 기존의 유실수로 만든 샤프트보다 100g정도 가볍고 강했다. 그래서 골퍼들은 히고리샤프트로 된 클럽을 마음껏 휘두르며 볼을 칠 수 있었다. 따라서 골퍼들의 스윙도 변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26년께 스틸샤프트가 발명되었다. 스틸샤프트는 탄생하자마자 골프규칙 때문에 곤혹을 치렀다.스틸샤프트는 태어나서 약 3년 간 규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공식경기에서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스틸샤프트는 히고리샤프트에 비해 월등히 강하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양산체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영국골프협회(R&A)의 의도와는 달리 골퍼들에게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이때부터 클럽의 주류는 골프의 발상지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 골프클럽뿐이 아니었다. 브리티시오픈도 미국사람이 차지했다.
골프스윙도 코크와 레이트히팅을 중시하는 미국스타일이 일반화했다. 샤프트가 지나치게 휘지 않을 수 없는 타법이 오히려 스틸샤프트에서는 아주 큰 효과를 갖게 된 것이다.
또다시 골프스윙은 혁명을 거치게 된다. 골프역사를 개관해 볼 때 스윙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는 클럽이다. 특히 골퍼가 최초로 선택한 클럽에 따라 평생스윙이 결정된다고 해도 전혀 지나침이 없다.
흔히 골프란 “ 골퍼와 클럽의 결혼”이라고 비유한다. 좋은 골퍼가 되기를 원하는 초심자라면 스윙을 배우기 전이나 또는 배울 때 꼭 클럽공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소동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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