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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4일째 '수중도시' 김해·함안 / "당장 먹을 식량·물이 모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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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4일째 '수중도시' 김해·함안 / "당장 먹을 식량·물이 모자라요"

입력
2002.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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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물에 잠긴 논ㆍ밭과 집 걱정이 앞섰는데, 나흘째 고립돼 있다보니 이젠 당장 마실 물과 끼니가 더 걱정이예요….”8일째 계속된 집중호우로 순식간에 집을 잃은 채 몸만 간신히 빠져 나온 경남 김해시 한림면과 함안군 법수면 일대 침수지역 주민들은 10일 이후 전기ㆍ전화가 불통된 채 소방대원 등이 고무보트에 실어 날아주는 식수와 식량에 의존하며 ‘전시(戰時)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일주일 이후에나 물 빠질 듯

전체 4,254가구의 절반가량이 집을 잃은 한림면 장방ㆍ시산ㆍ금곡마을 등 12개 마을은 물 밖으로 가까스로 고개를 내민 버스정류장 표시판과 지붕으로 마을임을 짐작할 수 있는 ‘수중도시’로 변해 있다.

10일 새벽 안방까지 물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가까스로 대피한 한림면 금곡리 모정마을 이장 김상권(金相權ㆍ56)씨는“이처럼 마을이 송두리째 물에 잠기기는 처음”이라면서“낙동강 본류 물이 빠지지 않아 앞으로도 일주일 이상 있어야 물이 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외부와 두절된 이들 ‘수중도시’의 유일한 외부 연결 수단은 휴대 전화와 고무보트. 그러나 휴대전화는 전기가 불통되면서 배터리 충전을 못해 이 마저도 대부분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물바다속 먹을 물 없어

한림면 총무계장 최선희(崔善熙ㆍ47)씨는“면사무소 직원들과 부녀회 등이 민관 합동으로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실어 나르고 있지만 옷가지와 신발 등 생필품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제방 개수공사중 둑 40여㎙가 터져 졸지에 마을 전체가 물바다가 된 함안군 법수면 내동ㆍ대평마을 등 6개 마을 600여 가구 주민들도 ‘물지옥’에 빠져 있다. 이중 내동ㆍ대평ㆍ문현 마을 등 3개마을(200세대 510명)은 나흘째 고립돼 주민들이 물 부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일부 노약자들은 탈진, 불미스런 사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밖에 경남에서는 13일 현재 합천ㆍ창녕군 등 8개 시ㆍ군에서 총 1,758가구 4,962명의 주민들이 수마(水魔)에 집을 잃고 인근 학교나 마을에 대피해 있다.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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