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분식회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외부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과 공인회계사를 상대로 대규모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제기된다.예금보험공사는 12일 고합의 분식회계에 대한 감사를 소홀히 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연대책임을 물어 A회계법인과 소속 회계사 4명에 대해 78억원 규모의 손배소를 제기하도록 채권금융기관인 우리은행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소송은 손실을 입은 당사자인 고합이 우리은행의 요청을 받아 제기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기업의 분식회계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해 주주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사유로 일반투자가가 회계법인과 회계사에 대해 손배소를 제기한 적은 있으나 손해를 입은 기업 차원에서 대규모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보는 고합이 1996~98년 결산에서 이익을 부풀려 주주배당 25억2,000만원, 법인세 납부 53억3,000만원 등 총 78억여원의 손실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예보는 다른 회계연도의 분식혐의가 드러날 경우 추가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어서 손배소 금액은 증가할 전망이다.
예보는 이밖에도 대우, 진도, 대농 등 13개 부실기업도 분식회계 사실과 이로 인한 회사의 손실 발생이 확인될 경우 회계법인과 회계사를 상대로 손배소를 제기한다는 방침이어서 회계업계가 소송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에 대해 공인회계사회는 회계법인의 고의 및 중과실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예보의 소송 제기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남대희기자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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