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부사관 출신 김대업(金大業)씨가 12일 녹음테이프 일부를 제출한데 이어 한인옥(韓仁玉)씨가 직접 김도술(55) 전 국군수도병원 주임원사에게 돈을 건넸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이정연(李正淵)씨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녹취록 내용
이날 전격 공개된 김도술 전 주임원사의 병역비리 합동수사반 진술내용은 해석여하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비록 상당부분이 삭제된 상태에서 공개됐으나 김씨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내용이 적지 않기 때문.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원사는 "돈은 그럼 누구한테 받았어요?"라는 김씨 질문에 특정인을 지목한 뒤 "전부 다 현금으로.?"라는 추궁이 이어지자 "예"라고 분명히 대답했다.
또한 "춘천병원.", "병무청.다방."이라는 김 전 원사 진술도 있어 그가 특정인에게 소개해 준 사람과 금품수수 장소까지 실토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녹취록에는 김 전 원사가 ".97년 대통령 선거 때 병역비리가 문제가 되어 시끄러울 때.전화가 와서.그 때 이(회창)씨와 (한인옥)씨는 TV에 자주 .
알게 됐습니다.보충대에 체중미달로 부탁."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돼 있다. 이회창씨와 한인옥씨 이름은 기자들이 삭제된 부분을 불빛에 비춰 본 결과 확인된 것.
이런 상황에서 김씨측 인사가 "녹취록에는 한씨가 병무청 앞 모 다방에서 김 전 원사에게 직접 돈을 건넨 것으로 돼 있다"며 "또한 한씨측과 김 전 원사를 연결시켜준 변재규 전 준위의 이름도 명시돼 있다"고 밝혀 파문의 강도는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만일 조사결과 테이프의 신뢰성이 인정될 경우 이는 김 전 원사의 검찰진술에 맞먹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당시 합수부 수사팀장 이명현 소령이 "김 전 원사를 수십차례 조사했으며 김씨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있다"며 "피의자의 진술번복 방지차원에서 김씨가 '보이스펜' 녹음기를 휴대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밝힌 부분도 김씨에게 유리한 정황이다.
■녹취록 신뢰성
이에 대해 미국 체류중인 김 전 원사는 이날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김씨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사기"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한씨에게 청탁을 받은 적도, 군 검찰에서 그런 진술을 한 적도 없는 만큼 목소리 대조작업을 벌여보면 금방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김씨로부터 조사를 받은 사실조차 없다"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녹취록에서 김 전 원사가 정연씨 면제를 청탁한 것으로 언급된 변씨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이날 공개된 내용이 A4용지 한 장에 불과한데다 이미 드러난 인물인 이 후보와 한씨의 이름까지 여백 처리한 점 등에 대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테이프 조작설 등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한 상태라 진실규명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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