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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프로' 반성용인지 홍보용인지

입력
2002.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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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이슈 언급조차 않고 자사 드라마 칭찬만 열올려비판은 취사선택, 홍보는 필수사항.

방송3사의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의 눈길이 곱지 않다.

KBS1 ‘TV는 내 친구’(연출 배선열) MBC ‘TV속의 TV’(연출 김민호) SBS ‘열린TV 시청자세상’(연출 신혁진) 등 매주 토요일 낮12시 10분 3사가 동시에 내보내는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한마디로 ‘자사 프로그램 알림 마당’.

시청자 의견을 수용해 방송환경 전반을 감시한다는 원래 옴부즈맨 프로그램의 취지는 퇴색한지 이미 오래다.

먼저 10일 방송된 MBC ‘TV속의 TV’를 보자. ‘뉴스데스크, 8ㆍ8 재보선 보도 부족했다’ ‘시사매거진 2580 진지한 접근 아쉬웠다’ 같은 눈에 띄는 비판도 있었지만, 주 내용은 자사가 방송 중인 일일연속극 ‘인어아가씨’의 홍보로 채워졌다.

“시청률이 30%에 육박하는 ‘인어아가씨’의 인기 비결을 알아본다”는 리포터 소개말로 시작해 지금까지의 줄거리와 주요 장면, 시청자 지적 사항 등으로 자사 프로그램을 ‘널리 알렸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이 정작 인터넷에서 뜨거웠던 ‘인어아가씨’의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함구한 것이다. ‘인어아가씨’가 지난해 경인방송(iTV)을 통해 방송된 대만드라마 ‘안개비연가’를 표절했다는 의혹은 최근 제작진이 이에 대해 해명성 글을 인터넷에 올렸을 정도로 큰 이슈가 됐다.

그런데도 ‘TV속의 TV’는 ‘아리영의 복수가 너무 비윤리적이다’ ‘부유층 생활묘사가 위화감을 조성한다’ 같은 기본적 비판만 다뤘다.

같은 날 방송된 SBS ‘열린TV 시청자세상’ 역시 자사 프로그램 홍보에 치중했다.

3일 첫 방송한 드라마 ‘라이벌’이 일본 만화를 베꼈다는 표절 의혹을 제시했지만, “제작진이 5월 해당 만화의 판권을 샀는데 이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것 같았다”는 방식으로 다뤄 ‘누구를 위한’ 표절 의혹 지적인지 의아케 했다.

또 ‘현장 리포트’라는 코너에서는 신설 프로그램 ‘콜럼버스 대발견’의 제작현장을 이곳 저곳 보여줬다.

KBS ‘TV는 내 친구’는 이미 방송이 끝난 자사 드라마 ‘거침없는 사랑’이 불륜을 색다른 시각에서 다뤄 큰 호평을 받았다는 철지난 내용을 내보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성의있게 다뤘어야 할 지난 주(4~10일) 방송가 이슈는 KBS 2TV ‘서세원 쇼’ 폐지 논란. 시민단체가 2개월 연속 ‘최악의 프로그램’으로 선정했을 정도로 KBS의 뜨거운 의제였는데도 이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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