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아야죠.”한때 알코올 중독으로 노숙자 생활을 전전하다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고 있는 김구종(40·전주시 평화동)씨는 “같은 처지에서 괴로워했던 노숙자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의 삶을 망가뜨렸던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 전주 노숙자들을 위한 생명살림사업단 단장을 맡고 있는데 최근에는 사회복지에 관한 전문 지식 습득을 위해 모대학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학했다.
그의 삶은 80년대 초 고교졸업 무렵 부모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헝클어졌다. 결정적으로 아내가 딸과 함께 집을 나가면서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 그는 “자다가 일어나면 술을 마셨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 순간도 입에서 술을 떼지 못했다”고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나 1998년 전주 노숙자 쉼터에 입소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그는 어딘가에 있을 딸에게 ‘노숙자의 자식’이라는 이름을 남겨줄 수는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쉼터의 재활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해 술 끊기에 나섰다. 또 공공 근로에 열심히 나갔다. 곧 성실함을 인정받아 쉼터에서 생활지도원으로 변신, 같은 처지에 있는 노숙자의 재활을 맡았고 전주시내의 한 작은 사회복지기관 관장으로 본격적인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
전주=최수학기자 s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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