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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에게 듣는다 / 민주 한화갑대표 - 신당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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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에게 듣는다 / 민주 한화갑대표 - 신당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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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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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깃발을 올린 신당 창당 작업의 핵은 당내 최대 세력을 갖고 있으면서‘백지신당론’으로 정계개편의 물꼬를 튼 한화갑(韓和甲) 대표다.10일 여의도 당사에서 만난 한 대표는 인터뷰 내내 신당 창당의 불가피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당 밖 잠재적 후보들 간의 이해를 객관적으로 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에게 재보선 얘기를 먼저 꺼내 보았다.

_8ㆍ8재보선 참패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부패 스캔들이다. 또 우리 당 공천 탈락자들이 선거에 나가는 바람에 우리 당끼리 싸우다 자멸한 측면도 있다.”

_두 차례나 유례없는 선거 참패를 당했는데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대표도 재보선 패배에 책임지겠다고 말했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무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지도부가 없어져 공백이 생기고 다음 일을 처리하지 못해 혼란이 생기므로 일단 창당한 뒤 사퇴하자고 결정했다.”

_책임질 최고위원들이 신당 창당 작업까지 맡는 것은 명분이 약하지 않은가.

“그래서 앞으로 최고위원들은 창당 주비위 등에는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_지금 신당이 왜 필요한가.

“민주당으로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한계에 달해 있다. 또 노무현 후보가 경선을 다시 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지만 당 밖의 인사들은 민주당 갖고는 안 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국민 지지 속에 새롭게 탄생할 후보의 장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철저한 반성과 대(對)국민 사과의 전제 위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데도 신당이 필요하다.”

_한 대표가 생각하는 신당의 성격과 이념적 색채는 무엇인가.

“신당 기구서 결정할 사안이나 개인적으로는 중도개혁 정당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_정권을 잡는 데 필요해서 또 당을 하나 급조하겠다는 것은 아닌가.

“완전히 부인하지 않겠다. 그러나 우리가 정권을 잡으려면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그 방법을 모색하고, 당과 정치발전을 위해 몸부림치는 것으로 봐 달라.”

_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공과를 민주당 간판으로 당당하게 심판 받는 게 정도가 아닌가.

“그런 비판도 부당하지 않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가 누구하고든 경선을 다시 하겠다고 했고 그 경선의 장을 객관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_만든 지 1년도 안된 당으로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하면 미안하지 않나.

“국민의 지지를 어떻게 얻어내느냐는 몸부림으로 보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국민이 정당 연륜을 보고 투표하지 않는다. 지역주의, 정당 편향 등 여러 요인이 있다.”

_신당과 김 대통령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대통령이 당을 떠났으므로 국가원수로서 예우할 것이다. 우리 당의 과거 역사를 추적할 때에는 대통령의 업적을 계승할 수도 있다.”

_대통령을 보다 자유롭게 비판하려고 신당을 만드는 건 아닌지.

“국회의원들의 각자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_민주당 간판으로는 도저히 김 대통령 일가 부패 문제의 짐을 벗지 못할 것 같아서 새로운 간판으로 국민을 현혹시키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새로운 변신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다. 남자나 여자나 남에게 곱게 보이기 위해 옷을 깨끗하게 입고 화장을 하지 않는가.”

_민주당 신당 추진기구의 역할은.

“우리 당 입장에서 창당 스케줄을 만들고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는 지원 기구이다.”

_신당은 언제까지 띄울 생각인가. 일정을 밝혀 달라.

“최대한 빨리 해야겠다. 노 후보는 추석 전후 의견을 냈다. 후보 의견을 참작해 가능한 한 빨리 매듭짓도록 노력하겠다.”

_신당에는 외부 세력의 참여가 필수다. 반창(反昌) 연대를 노리는 것인가.

“반창연대가 목적이 아니다. 대선에서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이기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목적이다. 그걸 위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모든 것을 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신당을 비난할 아무 이유와 명분이 없다.”

_자민련과도 제휴하나.

“우리 당에 양론이 있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정체성, 이념과 표를 모으는 일을 어떻게 접합하는가가 고민이다.”

_노무현 후보는 김종필(金鍾泌) 총재에 대한 거부감을 분명히 했는데.

“노 후보와 그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한 것이 없다. 충분히 대화하면 접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_한 대표가 직접 외부 인사와 만날 계획은.

“내가 만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신당은 새로운 분들이 주도해야 한다.”

_새로운 분들이라면.

“맘에는 있으나 접촉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할 수는 없다. 신당 주비위와 발기인대회를 하면 윤곽이 나올 것이다.”

_노 후보는 신당 대선 후보 선출을 완전 국민경선으로 해야 한다고 하는데.

“국민경선은 지난 번 우리 당이 한 대로 하면 된다.”

_노 후보도 신당 후보 경선에 백지 상태로 참여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가.

“그렇다.”

_노 후보가 신당 대선후보가 되지 않는 것도 수용한다는 뜻인가

“경선하면 결과에 따라야 하는 것은 정도다. 노 후보는 그 과정을 갖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노 후보도 경선을 돌파해야 한다.”

_하지만 모든 것을 노 후보와 협의하겠다고 하고 노 후보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신당을 노 후보 의지와 뜻에 따라 만들겠다는 의도 아닌가.

“신당이 떠서 민주당이 없어질 때까지 노 후보는 우리 당 대선 후보이다. 따라서 나는 후보와 협의해야 한다. 그러나 경선 절차는 신당에서 마련할 일이다.”

_노 후보가 사실상 신당 창당의 지침을 주는 게 아닌가.

“후보와 당이 서로 존중하고 협의하는 것이지 노 후보가 정하면 당이 그것에 맞춰 가는 게 아니다. 되도록 마찰을 줄이고 협조 속에 가자는 것이다.”

_노 후보가 자기 의견을 반영시켜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당 밖 대선주자들이 참여를 꺼리고 당 내에서 선 후보사퇴 주장이 나오는 게 아닌가.

“그런 문제점이 대두되면 당에서 해소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신당과 민주당의 관계에서 파생되는 문제점들의 처리 주체는 당이지 후보가 아니다.”

_외부세력에서 참여 전제조건으로 노 후보 사퇴를 원하면 수용할 의향은.

“그건 안 된다. 노 후보의 후보직은 신당이 될 때까지 가는 양해사항으로 받아 줘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순조롭지 않을 수도 있다.

2우리 당의 주체성 문제도 있고 후보의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배석했던 문희상(文喜相) 대선기획단장은 극한적으로 말해 후보가 먼저 사퇴했는데 신당이 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부연했다).”

_노 후보가 사퇴하지 않는데 제3 후보들이 민주당 주도의 신당에 참여하겠는가.

“신당에 들어와 노 후보나 다른 대선 후보들이나 모두 운동하면 된다.”

_결국 노 후보를 끝까지 안고 가야 하기 때문에 노 후보측의 선 사퇴 거부 입장을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로 들리는데.

“후보직을 유지하는 게 후보와 당이 끝까지 협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_한 대표는 신당의 당권 경쟁에 다시 나설 생각인가

“그럴 생각이 없다.”

_정몽준(鄭夢準) 의원 등이 독자 신당을 만들고 민주당이 만든 신당에서 노 후보가 다시 후보가 되면 기존 반노(反盧)측 의원들이 이탈해 결국 민주당이 갈라지리라는 관측이 있다.

“그런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일면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다. 합심 노력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지혜를 도모해야겠다.”

_어떤 지혜가 있을 지….

“(웃음)왜 그렇게 꼬치꼬치 묻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데….”

_이념과 정책 면에서 재벌 2세인 정몽준 의원과 같이 당을 할 수 있겠는가.

“100% 만족하려 해선 안 된다. 이념 또는 필요성에 공감하면 나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방통행으로 되는 것은 아니므로 정 의원 생각이 중요하다.”

_박근혜(朴槿惠) 의원은 어떤가.

“당 발전위에서 다각도로 접촉할 것이다.”

-친노ㆍ중도ㆍ 반노의 사이에서 고민이 많겠다.

“나는 어디까지나 중간 입장에 서야 일이 된다. 노 후보에게는 내가 약속한 대로 통합하고 난 뒤 사퇴한다는 약속을 지켜줘야 한다.”

_신당 창당에는 적잖은 돈이 든다는 게 정설이다.

“(웃으며) 앞으로는 경선 후보들에게 기탁금을 많이 받아야 할 것 같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당 밖 대선후보군과의 적극적인 제휴 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재현 기자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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