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내린 게릴라성 폭우로 곳곳이 침수돼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수해지역에는 이 같은 재해와 함께 각종 전염병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특히 수해 지역에는 오염된 물로 인해 수인성(水因性) 전염병과 피부병 등이 기승을 부리므로 개인 위생 관리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수해지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병은 피부염.
서울대병원 피부과 은희철 교수는 “1998년 동두천 수해지역 진료현황 분석 결과 내원환자의 57%가 피부질환자”라며 “주로 접촉성 피부염, 무좀, 감염창 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각종 세균과 오염물질 등이 섞여 있는 물이 직접 피부에 닿아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접촉성 피부염은 오염된 물 속에서 복구 작업을 하다가 걸리는 질환인데 몹시 가려우며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거나 물집이 생긴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2~3일 바르면 좋아지지만 심할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를 먹어야 한다.
반드시 장갑을 끼고 장화 등을 신어 오염된 물이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하고 젖은 내의는 바로 마른 것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 물에 젖은 상태로 오래 있다가 보면 감기나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젖은 옷은 즉시 갈아 입고 아침 저녁 체온 변화에 신경을 쓰며 이와 손발을 자주 닦고 씻는 게 좋다.
높은 습도는 또한 각종 곰팡이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에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세균성 이질이나 장티푸스,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은 물론 식중독도 심각한 문제다. 수해를 당한 경기 지역에서는 벌써 콜레라가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송윤미 교수는 “수해지역의 물과 음식은 모두 오염됐다고 보고 반드시 끓이고 익혀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만일 야채를 날 것으로 먹을 때에는 수돗물로 여러 번 잘 씻은 뒤 먹어야 한다. 열이 나거나 복통, 구토, 설사 등 장염 증세가 나타날 때에는 즉시 병원에서 수액 및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포도상구균이 음식 속에 증식하면서 내뿜는 독소는 아무리 끓여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조리한지 오래된 음식은 버리는 게 좋다. 포도상구균은 고기, 우유, 마요네즈 등에서 번식하기 쉽다.
/권대익기자
■수해지역 건강간리 10개명
1. 물을 반드시 끓여 마신다.
2. 음식을 데울 때에는 75도 이상에서 3분 이상 가열한다.
3.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이라도 조리 후 이틀이 지난 음식은 버린다.
4. 어패류나 채소는 흐르는 물에 씻어 먹는다.
5. 더러운 물에 젖었던 음식은 먹지 않는다.
6. 손발을 자주 씻고 자주 샤워한다.
7. 젖은 옷이나 가구는 잘 세탁하거나 씻어낸 뒤 햇빛에 말려 소독한다.
8. 어린이나 노약자, 음식물 취급자는 예방접종을 한다.
9. 복구 작업 때에는 보호장구를 사용한다.
10. 피부가 붓거나 진물이 날 때에는 긁지 말고 소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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